나만 이런걸까? 4
하루에 몇번 직수를 하러 수유실에 가 보면
한편엔 유축을 하고 있는 엄마들과
다른 한편엔 아가의 이름을 부르며 계속 깨우고 있는 엄마들을 볼 수 있다.
아기는 정말 계속 자고, 깼다! 해서 직수를 하면 조금 빨다가 또 잔다.
간호사분들이 기저귀를 갈거나 귀를 살짝 누르는 등
이것 저것 아기를 깨울 수 있는 조치를 알려주시지만
부러질 듯한 내 아가를 잠이 깰 정도로 누르고 꼬집는 엄마가 어디있을까.
다들 소심하게 깨우는 덕에 수유실은 늘 아가를 깨우는 소리들로 가득했다.
수유실에 있는 유축기는 각 방에 있는 것보다 성능이 더 좋아 많은 엄마들이 귀찮음을 무릅쓰고 수유실에서 유축을 했다.
왜하필 내가 그런 엄마를 보았을까 모르겠지만
내가 본 엄마는 깔때기를 거의 걸치기밖에 안했는데(심지어 손만 대고 눈을 살포시 감고) 철철 나오더라.
너무 쉽게 채워지는 젖병을 보니 참 부러웠다.
그깟일에 부러워 할 것 없다며 애써 마인드 컨트롤을 했지만
유축 바구니(신생아실 입구에 공동으로 놓는)에 80ml 이상 채워진 젖병을 보면
징하게도 모유가 나오지 않는 엄마로서 맘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모유 안나온다고 미안해할 것 없고 많이 나온다고 부심부릴 것 없다!!
요즘 분유도 겁나 잘 나온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나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