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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루네 May 05. 2020

숨만 쉬고 있기엔 너무 아까운 조리원

나만 이런걸까? 5



오지랖 tip

오로 때문에 처음엔 병원에서 제공해 줬던 패드를 쓰다가

(출산 직후는 이거만한게 없습니다. 병원마다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조리원에선 샘플로 받아둔 오로팬티를 입었다.

요실금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착용하는 성인용 팬티라

처음엔 조금 거부감이 있었으나, 웬걸. 완전 신세계 *-*

세상 너무 편했다. 생리 중 이용하면 진짜 좋겠다 싶었다.

물론 매달 쓰기엔 조금 비싸겠지..

(디** 에 샘플 신청하면 무료로 받아볼 수 있어요.

어르신들, 생리대가 매우 불편하신 분들,

거부감 느끼지 말고 사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내 몸 편한게 최곱니다.)



어찌어찌 수유 방식이나 횟수 등은 적당히 내 몸 생각하며 하자 마음먹었지만,

이것이 결코 온전한 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리원 금액이 워낙 고가라 뽕을 뽑잔 생각에

스케줄에 맞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프로그램, 마사지 등)에

기타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다 보면 하루가 빠듯하다.


조리원 마사지는 보통 패키지를 구입해 받게 된다.

조리원 비용도 헉소리 나지만

마사지 패키지 비용은 더 헉소리 난다.

내 몸이 훨씬 아프고 힘들었다면 나도 구매했을까 모르겠지만

난 차마 패키지를 구입하기엔 너~~~~~무 아까워

엄청난 고민 끝에 정말 필요할 것 같은 단일품목 두 가지 정도를 구매했던 것 같다.


이래저래 돈이 나간다 생각하니

조리원에선 가만히 앉아 숨만 쉬어도 뭔가 아깝다.


이틀에 한번 빨아도 될 빨래를 매일같이, 부지런히 내놓기.

안 먹던 아침 꼬박꼬박 챙겨 먹기.

땀날 일 없으면 하지도 않았던 샤워 매일같이 하기.

각종 마사지기 종류별로 체험하기.(시간은 다 못 채워도 작동시켜 보는 것에 의의를 두었던..)

산책로, 공동 휴게실, 신생아실 통유리 근처 등 여기저기 마구마구 쏘다니기.

세상에, 얼마나 바빴는지.


불 다 끄고 암막커튼 치고 낮잠 자기도 중요한 일과였다.

기분 좋게 자다 식사시간 알람에 맞춰 주섬주섬 일어나

식당으로 가기 위해 수면양말을 신고 후리스를 걸칠 때의 느낌~


너무 기분 좋게 자고 있어 식사시간 한번 제낄까..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으나(특히 아침..)

조리원 금액을 떠올리면 강제 기상이 가능하다.

식사를 방까지 가져다주는 시스템이었으면

편리한 것까지 일석이조로 좋았을 텐데...


조리원에 와 보니 새삼, 하루가 정말 짧게 느껴졌다.

그 짧은 열흘의 시간이 지나 드디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작은 생명체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초짜 부모.
이렇게 세 식구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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