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냅둬
밥챙기고 설거지까지 마치면 아주 잠시 쇼파에 앉을 시간이 난다. 가만히 앉아 ‘오늘도 큰건 끝났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을 찰나, 밥을 두둑이 먹고 기분이 한껏 풍요로워진 아이들은 마치 내가 쇠붙이가 된 것 마냥, 자석처럼 들러붙기 시작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큰딸은 쇼파에 정자세로 앉아있는 때가 없다. 항상 두 발은 천장을 향하고, 머리는 쇼파에 박아둔 채 티비를 본다. 중심을 잡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이리저리 휘둘러대는 다리는 어김없이 나를 향한다.
하… 정말 아프다. 얼굴과 머리를 향해 떨어질 때면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 기분이 나쁘다.
더 날카롭게 꽂히는 발길… 누나를 똑같이 따라는 둘째 아들이다. 둘 다 아주 즐거워 까무러친다.
그 즐거운걸 왜 나에게 딱 붙어서 하는 걸까, 떨어져서 하면 더 곡예스런 연출이 가능할 텐데, 그게 더 재밌을 것 같은데…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내 몸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오늘도, 이번에도 혼이 빠져나간다.
생각을 고쳐먹으면 참 재밌고 정겨운 그림이다.
이것도 참 그리울 거야. 까륵까륵 거리는 이 소리도, 기저귀 찬 엉덩이를 이리저리 들이미는 것도…
나중에 이것들이 살만 닿아도 까무러친다거나… 하진 않겠지? 큭큭… 나 혼자 또 웃고 넘긴다.
그래서 오늘도 봐준다 요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