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원 -1-
아침마다 자꾸만 내려가고 올라가고 돌아가는 딸아이의 머리통을 컨트롤하며 머리를 묶이고 있으면 어느새 등과 겨드랑이는 촉촉해진다.
그 와중에 작은 방해꾼은 누나 머리를 빗겨주겠다며, 물을 뿌려 주겠다며, 핀을 해 주겠다며, 여러 이유로 달려든다. 모든 요구가 막히면 그냥 있는 대로 물을 뿌려대며 비 오는 날을 재현한다.
머리를 빗겨주는 일이 참 귀찮고 성가신 일이지만, 언젠가 자기가 머리를 손질할 날이 오면, 바쁘지만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깜찍 발랄하게 묶어주었던 지금이 그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