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 30주 차
명상 일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지 30주가 되었다. 매일 5분가량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시작했고, 명상이라는 단어가 이런 행위를 포괄하기에 적합했기에 명상 일기라는 제목을 붙였다.
7개월 동안 수행해 보니 역시나 처음 의도대로 유지하기 힘들었다. 매일 5분 시간 내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음악 명상 5분은 한 달도 채 안되어 포기해버렸다. 그러니 명상을 통해 나 스스로를 바라보는 일은 밀린 숙제처럼 금, 토, 일 중 몰아 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그 생각의 결과를 브런치에 글 한편으로 마무리 짓는 일은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바쁜 일정으로 하루 이틀 늦춰지긴 했어도 단 한 번도 글을 빼먹은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글 쓰는 것이 내 일도 아닌데, 내 모든 일과를 마무리하고도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이런 행위를 꾸준히 해 왔다니 말이다.
그런 덕분이었는지 처음 시작할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정확히 달라진 부분은 생각하는 방법이랄까? 나는 스스로의 인생관을 확신하는 편인데 그 때나 지금이나 스스로의 인생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했고, 분명하다. 그런데 달라진 것은, 그때는 확신만 있었지 그것을 정당화할 수준의 힘은 없었다. 그러니 누군가 내 인생을 질문할 때 나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당신 인생이나 더 신경 썼으면 좋겠어"라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하는 일들이 왜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왜 내가 그런 것을 해야 하는지 설득할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하는 그러한 일들이라는 것은 철학을 공부하는 것, 글을 쓰는 것, 한 페이지 읽기도 어려운 책들을 읽어 내는 것, 예술적 행위를 하려는 것, 사업에 철학/인문적 사유를 대입해 보려는 것, 나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것, 유튜브 방송을 하려는 것 등이다. 아마 브런치에 글을 작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작가분들도 한 번쯤은 거쳐갔거나 거치려거나 앞으로 하려는 것들이지 않을까 싶다. 주제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 부류의 생각들 말이다. 물론 그런 활동이 익숙하고 당연한 집단이나 인맥 네트워크 사이에 속한 작가님들도 있겠지만 내 주변엔 평생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니 이렇게 한 주 한 번 글을 쓰는 행위조차 당위성을 주장할 논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하나둘씩 쌓아온 것들이 힘을 길러 줄 뿐 아니라 나를 설레게 했다. 거대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치달을 때 발산되는 쾌감이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 것인데, 평생 손으로 익히고 눈으로 보이는 것들을 배우고 사용해 온 나로서 보이지 않는 생각과 사유를 탐한다는 것이 그토록 벅차오를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정말 나에게 딱 필요한 것들이었다.
급하게 마무리를 짓자면, 어쨌든 7개월 동안의 결과 일정을 완벽히 소화하진 못했지만 매주 한번 빼먹지 않고 글을 썼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그리고 이번 편을 끝으로 명상 일기는 마무리 지으려 한다. 물론 명상 일기를 위해 지나온 나날들이 나 혼자 좋아하고 나 혼자 아쉬웠던 날이겠으나 무슨 상관있으랴 스스로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확히는 명칭을 버리는 것이지 마무리를 짓는 것은 아니다. 명칭을 없애려는 건 또 다른 명상 일기, 지금까지 생각의 수준을 포함한 상위 범주, 그러니까 한 차원 높아진 사유의 높이로 올라가려는 노력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이제 명상 일기라는 프레임 안에 날 가두어 채찍질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매주 같은 시간에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기도 하다.
그러니 바뀌는 것은 없다 명칭만 사라질 뿐. 다만 바뀌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까지 나는 수많은 생각을 내 체내로 흡수하는 듯한 것이 특징이었다면 앞으론 내 안의 것들을 표출하는 것으로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글 쓰는 스타일도 그러이 변해갈 것 같고. 아직 내가 쓰는 글이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말하기는 부끄러운 수준이겠으나 차차 자리를 잡아 가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