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잉 안하고 왜 병맛 춤만 추는거야?
정신 나간 듯 한 춤으로 유명한 살바토레 가나찌(Salvatore Ganacci)는 보스니아 출신 스웨덴인으로 DJ와 프로듀서가 직업이다. 어릴 적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머무르다 스웨덴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구글링에도 정보가 많지 않다. 어느 정도 알만한 리믹스나 싱글 곡이 2013, 2014년부터 올라오기 시작했으니 그럴만하겠는데, DJ이란 직업이 해외에서 아무리 좋데도 온라인에서 얼마나 검색하겠는가.
가나찌의 매력은 저 표정에서 나오는 엉뚱한 춤이다. 심지어 잘 춘다. 스킬면에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박자감이나 연출이 탁월한데, 웃음을 주면서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춤사위들이 많다. (물론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은 나만 하는 거겠지)
유튜브 영상도 그리 많지 않은걸 보면 최근에야 주목받는 DJ임은 분명한 듯하다. 내가 알게 된 건 작년 월드클럽 돔 코리아(월클돔) 때였다. 월클돔은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개최되었는데, 애프터파티가 영종도 파라다이스 호텔이라 참여를 위해 별도의 이동 수단을 등록해야 했다. 꽃가마라는 페스티벌 셔틀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페스티벌 개최 전부터 단톡방에 꽃가마 이용자들을 초대하고는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했다. 단톡방에 참여한 그날부터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그의 사진과 가나찌, 가나찌 댓글을 보며 처음에는 '기모찌의 변형어인가?' 착각했다. 애프터파티까지 마치고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됐는데, 거의 검색과 동시에 그에게 빠져버렸다.
가나찌의 매력은 웃기는 춤사위 보다 그런 춤이 의도적이지 않고 너무 솔직해 보인다는 거다. 솔직히 아직 그의 디제잉을 본 적도 없고, 영상도 중간중간 봤을뿐더러 곡도 유명한 것만 들어봤다. DJ가 꼭 디제잉만 잘해야 하나? 당연히 아니라 생각이 디제잉은 둘째치고 그의 플레이에 매료되게 했는데, 사실 대형 페스티벌에 메인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로 이미 검증됐다고 봐야겠지만. (나 따위 검증은 필요 없다.)
최근 발표된 Horse는 가나찌라는 캐릭터를 더 돋보이게 하는 곡이다. 엉뚱한 듯 흘러가는 박자에 그의 춤사위를 한껏 펼칠 수 있는 드롭 구간은 이제 막 몸을 흔들 줄 알기 시작한 아이가 쉴 새 없이 몸을 흔들어대는 느낌을 준다. 뮤직비디오의 영상을 처음 봤을 땐 동물을 보호하자는 그런 의미인 줄 알았는데, 정확히는 사랑에 대한 표현이라 한다. 일부 사람들은 뮤직비디오에서 동물을 때리거나 트렁크로 들이미는 장면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는 그런 요소에 집중하지 말고 전반적인 부분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매체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전달했다.
국내에는 작년 스펙트럼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방문했는데, 올해 역시 스펙트럼을 통해 국내 방문한다. 9월이니 아직도 3개월이나 남았지만, 언젠가 그와 함께 춤출날을 기대하며 영상을 제작해 봤다.
곡을 듣는 수준이 높아지면 곡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고, 페스티벌 디제이로써의 이야기도 하고 싶지만 아직 그럴 수준이 못된 게 아쉽다. 전문가가 넘치는 세상, 나름대로의 시선으로 페스티벌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