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_두려움
천년쯤 아니면 만년쯤, 온갖 짓에도 결국 관속이다.
간간이 울려오는 떨림으로 짐작 정도는 했지만,
눈으로 귀로 입으로 음미하고픈 갈증은 해소치 못했다.
이곳이 안락하게 느껴졌던 건 언제부터일까.
빛을 못 본 세월 동안에 비하면 그리 오랜 일은 아닌 것 같다.
지면으로 울리는 떨림으로 세상의 치열함이 전해진다.
이토록 길고 요란한 진동이 생에 있었던가.
이보다 치열한 전투는 없었을 거다.
빛의 목마름은 여전하지만,
세상은 그보다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