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시콜콜 Aug 07. 2024

사업비 페이지 낭비하지 마세요

파워포인트 사업비 슬라이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과제 발표에서 타임테이블이나 사업비 부분을 그냥 채워넣기만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특히 정부 과제에서 많이들 그러시는데, 항목에 맞게 채워 넣기만 한 내용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미리 결론을 말하자면 한 가지만 죽어라 물고 늘어지자는 겁니다.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나 목표에 따른 방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사업비 페이지 조차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 시간 낭비, 페이지 낭비는 그만

이렇게 쓰면 그냥 슬라이드 낭비밖에 안됩니다.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발표에서 구두로 일일이 전달하다가는 심사위원 뇌가 꼬이기 마련입니다. 중요하다면 그냥 적으면 되지 않겠어요.




■ 사업비 구성마다 포인트를 보여주고 싶다면

위에서는 두 가지 포인트를 잡아봤습니다. 사업화와 직결되는 사업인데, 이번에 연구개발 성공하면 사업화에서는 60%까지 절감이 된다는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보유한 장비를 통해 연구비를 60%나 절감했으니까. 우리 과제 뽑아 달라는 말이 되겠죠. 




■ 기업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사업비를 노릴 때

작은 사업은 몇개 했는데 대규모는 처음이다.

심사 기준에서 사업비를 매우 철저히 본다.

도저히 쓸 말이 없다. 

등등


사업비 항목을 눈여겨 보는 과제들이 좀 있는데, 이런 경우엔 이 부분을 어떻게 어필할지도 고민해 봐야합니다. "우리 문제 없이 쓸게요"라는 말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말이죠. 담당 직원이 따로 있다던지, 경력자가 있다던지 그것도 아니면 담당 세무사가 비용 사용할 때 마다 체크를 해줄거라던지 말입니다. 좀 더 강렬하게 가자면 사업비 정산 내부 프로세스를 작성하고 그 중에 중요한 관문은 누가 관리하는지 적어 놓으면 임팩트가 있겠죠.




■ 우리는 이번 과제 수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포인트는 두 개 입니다. 제가 지난 포스팅에 "좋은 제안서"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 주절 좀 적었는데. 결국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뭔지 파악하고 그것에 적합한 제안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작성된 제안서'와 '좋은 제안서'는 다르다고 말하는 게 좀 더 직접적이겠네요. 



어쨌거나 결론은, 사업의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비용절감과 수익창출을 분명히 나타낼 수 있는 제안서라는 거였습니다. 이걸 기준으로 사업비 PPT 슬라이드의 세부 장표를 구성하면 되는 겁니다. 마지막에 올린 장표는 포인트를 두 개로 잡았습니다. 개발기간 축소와 사업화에서의 구축비용 절감이죠. 둘 다 비용절감에 해당하네요. 첫 번째 포인트를 대놓고 이야기 해보자면 이겁니다.


"C 연구는 원래 2차년도에 해야 하는데, 우리는 A 개발하면서 위탁에서 미리 연구한 C 내용 학습해 둘게, 같이 하기 힘들지만 이렇게 하면 연구개발 비용 줄일 수 있어"


두 번째 포인트도 볼까요.


"이거 개발하면 기존대비 52.5%나 절감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도 필요한 기술인데 우리가 절반이나 싸게 할 수 있다는 거야"


연구개발 과제라고 해도 사업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초기술연구는 어자피 연구 기관에서 수행하거나 자본력있는 기업이 자체 개발비를 투자해서 수행하는 겁니다. 그냥 기업은 먹고살기 바쁜데 그런거 언제 신경씁니까. 당장 돈 되는 연구 해야지. 그러니 미래 기술 보다는 현재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단기적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어떻게 사업화 할지 구체적인 방안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PPT 발표에서의 문제가 또 발생합니다.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거며, 또 사업화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심사위원을 설득해야 하는거죠. 그러니 일종의 설득 전략이 필요한겁니다. 구구절절 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건 하루 종일 발표해도 겨우 할 수 있을겁니다. 즉, 방법을 설명할 일이 아니라 전략적인 설득이 필요한거죠.


[연구/개발 전략] C 기술의 1차년도 연구를 통한 조기 기술 확보로 기술력 사전 내제화 및 연구개발 기간 축소
    >> "연구에 난항이 있어뵈는 C기술은 연구능력을 보유한 위탁기관에서 개발해 줄거야"


[사업화 전략] 기존 기술 구축비용 대비 52.5% 절감
    >> "기존에 상용화된 기술이라 수요는 이미 있어, 그러니까 이거 개발만 되면 절반값에 납품할 수 있다는거야"


슬라이드에 위 전략을 입증할 수 있거나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들이 첨부되면 더 좋고요. 지면이 부족하면 참고자료료 넣으면 되겠죠. 위탁기관은 그 자체 만으로도 입증이 됩니다. 기존 대비 절감이 된다는 부분은 해당 분야에서의 사업경력이 입증해 줄 수도 있고 발주서와 같은 서류로도 입증이 될 있겠네요.






사업의 방향이 어떤지에 따라 전략은 당연히 달라집니다. 분야에 따라서도 다르고 말입니다.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사업비 부분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슬라이드도 하나하나 마다 설득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그 내용이 다소 중복되더라도 우리는 이거 하나만은 진심이다 싶을 정도로 해야 하는겁니다. 발표가 완벽할 순 없습니다. 답이 없으니까요. 답이 없는 거에 완벽이란 단어를 어떻게 붙입니까. 그러니 PPT의 각 슬라이드 하나하나 마다 우리가 왜 이 장표를 이렇게 구성했는지 목적에 부합되도록 설계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냥 양식에 맞게 채웠어요"는 학생때나 통하는 겁니다. 잘 모르니까 양식 맞춰 채워 넣는거라도 연습하다보면 언젠가 이해하겠지 싶으니까 그냥 두는 겁니다. 우리는 적어도 "돈 준다니까 우리 주세요"라는 식의 계획서나 제안서 느낌은 안나도록 작성해야 하지 않겠어요.





[본문에 사용된 PPT 템플릿]


매거진의 이전글 조수보다 GPT가 나은 현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