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냄새가 가져다주는 기억은 오래도록 깊게 나를 파고든다

by 은지혜


담배 냄새는 참 싫지만,

나를 스쳐가는 담배 냄새가 나에게

어떠한 심상을 불러줄 때가 있다.


냄새가 가져다주는 기억은 오래도록 깊게

나를 파고든다.


좋은 냄새는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기억이 깃든 냄새는 나를 더욱더 깊은 심연과

추억 속으로 데려다준다.

싫은 냄새조차 기억의 조각은 나를 타고 올라온다.



아빠에게 나던 담배냄새,

엄마에게 나던 화장품이 밴 옷 냄새,

이사 가면 났던 새 집 냄새,

때로는 오래된 집의 꿉꿉한 옛 냄새,

길가 공사장 시멘트 냄새,

놀이터의 흙냄새,

비에 흠뻑 젖은 풀냄새,

도서관 낡은 책 종이냄새,

젊은 시절 뿌렸던 설레는 향수 냄새,

어지러운 주유소 휘발유 냄새,

멀미 나던 아빠의 옛날 차 냄새,

무섭고 차가운 치과 냄새,

엄마가 차려준 따뜻한 저녁 밥상 냄새,

이제는 추억이 된 교실 기름걸레 냄새


우리는 매 순간의 기억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꺼내는 일은

냄새와 소리로써 선명해진다.


이제는 꿈에서도 보기 힘든 일들


그 먼 옛날 기억은

일상 속 작은 회상으로,

머리와 마음속의 울림으로,

그리움의 공명으로,

나를 타고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