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의 한계

by 은지혜

미소는 퇴화된다.

습관 없이 짓는 소소한 웃음은 결국 굳어진다.

쳐진 입꼬리는 어떠한 새로움과 설렘도 긴장도

담지 않는다.


주름 따위 신경 안 쓰고 활짝 웃던 시절.

모든 게 낯설지만

마치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듯 기뻐하던 시절도 있었다.


사계절의 예쁜 풍경은 마치 도돌이표처럼

풀잎이 돋아나고 꽃은 시들고 또 피어나는데

사계절만큼 영원하지 못한

껍데기의 한계는 시들고 만다.


하지만 껍데기의 청춘은 내면의 진실함에 비하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이다.

그래도 우리는 내면의 노화만은 막을 수 있으니까.

영혼은 영원할 수 있다고 믿기에 더욱 찬란하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활짝 웃어도 걱정할 일 없다.

내면의 선함과 눈동자의 생기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