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 중 휴대폰 사용 금지

by 이건주
교사 출신 이건주 박사의 서울시교육감 선거 공약입니다. 출간 예정인 신간 도서의 일부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2026년 1학기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따른 조치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등 모든 디지털 기기가 대상이다. 다만, 교육 목적이나 긴급 상황, 특수교육 대상자의 학습에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허용된다. 수업 중이 아니더라도, 교사와 학교장이 학습권 보장과 교사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사용이나 소지를 제한할 수 있다. 구체적인 기준과 방식은 각 학교 학칙으로 정하게 된다. 이번 법안에는 처벌 규정은 따로 담기지 않았다. 대신 학교 학칙에 따라 주의·상담·훈육 등 생활지도가 가능하다.


최근 서울 어느 고등학교에서 한 고3 남학생이 수업 중 휴대폰을 쥔 손으로 여교사의 얼굴을 가격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이를 지적하는 교사와 실랑이를 벌이다 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휴대폰 때문에 학생들과 갈등을 겪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휴대폰을 보면 제지하거나 벌점을 주지만, 수업 중에도 교사의 눈을 피해 사용하는 학생들을 일일이 지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과거에는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학생들의 휴대폰을 수거해 보관하는 학교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학생인권조례에서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바람에 지금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도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서울시학생인권조례 제13조(사생활의 자유)는 원칙적으로 학생의 소지품 조사와 분리를 금지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제1항에서 학생은 소지품과 사적 기록물, 사적 공간, 사적 관계 등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이 침해되거나 감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제2항에서는 교직원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학생의 동의 없이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압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특히 제4항은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휴대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의 소지 및 사용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다만 교육활동과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19조에 따라, 학생이 그 제정 및 개정에 참여한 학교 규칙으로 학생의 전자기기 사용 및 소지의 시간과 장소를 규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 서이초 사태 이후 드러난 심각한 교권 침해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제11조(훈육)에는 원칙적으로 학생의 소지품 조사와 분리가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제8항에서는 학교의 장과 교원이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정된 물건을 학생으로부터 분리하여 보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특히 제15조(수업 중 휴대폰 사용 원칙)에는 원칙적으로 학생이 수업 중에 휴대폰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물론 교육 목적의 사용, 긴급한 상황 대응 등을 위해 사전에 학교의 장과 교원이 허용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되어 있다.


지난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도 학생들의 스마트폰 수거 조치가 인권 침해가 아니라는 결정문을 내렸다. 인권 침해로 보았던 과거의 결정을 바꾼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청소년들의 휴대폰 중독 문제는 너무나 심각하다. 청소년 중 40%가 휴대폰 중독 위기에 놓여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SNS와 짧은 동영상에 빠져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지어 수업 시간 중에 휴대폰 게임을 하다 지적을 받자 선생님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학교에서 교내 휴대폰 사용 제한이 청소년의 정신 건강 및 복지, 신체활동 및 수면, 교육 성취도, 교실 내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 사용을 둘러싼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교총의 교원 인식 설문조사(2025) 결과,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수업 방해, 교권 침해 등을 받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43.1%가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학생의 교육활동 중 휴대전화 알람·벨소리 등으로 수업 끊김, 방해를 겪으신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66.5%가 있다고 답했고,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다 학생이 저항하거나 언쟁·폭언을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있다고 답한 교사도 34.1%나 되었다. 심지어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다가 상해·폭행을 경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있다는 답변이 6.2%나 되었다.


또한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수업 방해, 교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방안에 대해서는 ‘올바른 휴대전화 사용·관리에 대한 지속적 안내·지도’가 43.3%로 가장 많았지만, ‘처벌 강화’ 29.3%와 ‘철저한 휴대전화 수거’ 27.4% 등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56.7%로 더 많았다.


한편, 교사노동조합연맹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한 학생 지도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는 교사가 전체 응답자의 61.3%에 달했다. 또한 이러한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응답한 교사도 72.9%였다. 특히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게 했을 때 갈등이 커진다고 응답한 교사가 무려 84.1%에 달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일괄적으로 걷었을 때 학생들이 친구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답한 교사들도 68.7%나 되었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학교 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여러 국가와 미국·캐나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들을 위하여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법률·정책·지침이 도입되었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미성년자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이 제정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는 ‘디지털 일시 정지(Digital Detox)’ 제도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수업 시작 시점부터 학교를 떠나는 시간까지,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다. 프랑스는 이미 2018년부터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해서 학생들이 전원을 끈 상태로 가방에 보관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규제를 우회하려는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보다 철저한 ‘디지털 일시 정지’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법안에서 제안 이유로 제시하고 있듯이 교육의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긴급한 상황 대응 등을 위하여 학교의 장과 교원이 허용하는 경우 외에는 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을 제한하고, 학교의 장과 교원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학칙으로 교내 스마트 기기의 사용·소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실질적으로 금지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담임교사가 학급별로 학생들의 휴대폰을 수거해 보관할 필요가 있다. 아침 조회 시간에 담임교사가 휴대폰을 수거해서 종례 시간에 다시 나눠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긴급한 경우 학생들이 요청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될 것이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정기고사나 모의고사를 보는 날에는 아침조회 시간에 담임교사가 학급별 휴대폰 가방에 휴대폰을 걷어 보관했다가 시험이 끝나면 다시 나눠 주는 학교가 적지 않기 때문에 운영상 어려움도 크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휴대폰이 없어서 학생과 학부모 간의 연락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내 공중전화를 설치하고,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통해 학생에게 긴급하게 연락할 수 있는 연락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이건주 교육평론가/전 한국교총 현장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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