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과 공무원의 개인적 표현의 자유 보장

by 이건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 보고에서 “선생님이 익명으로 트위터에 답글을 써도 처벌받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좋아요’도 못 누르는 현실을 시급히 개선하기 위해 교원의 정치 참여 보장법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겠다고 밝혔었다.


교원들이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개인적인 SNS에서조차 마음대로 '좋아요'도 못 누를 정도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는 등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를 헌법재판소에서 인정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정당 가입 관련 사건(2011헌바42)에서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개인적인 자리에서" 보장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정당 가입 금지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공무원은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을 뿐, 정당에 대한 지지를 선거와 무관하게 개인적인 자리에서 밝히거나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의 활동은 허용"되기 때문에 정당가입 금지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교원의 페이스북 선거운동 사건(2016헌마1071)에서도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인터넷매체의 게시물을 단순 공유한 것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직선거법위반을 인정한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립학교 교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였고, 그 내용이 선거와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섣불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속단해서는 아니 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 청구인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6. 1. 15.경 청구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특정 국회의원 예비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인터넷매체의 게시물(게시글 및 동영상)을 공유하여 게시하였으나,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게시행위만으로는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사가 명백한 행위로 보기 부족하다. 그 외 청구인이 선거일에 임박하여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 친구를 과다하게 추가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 공유하였다는 등 그 목적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사정에 대한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이 사건 게시물의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청구인의 페이스북 친구의 규모(4,583명) 및 청구인이 이 사건 게시행위 이외에 페이스북에 같은 날 같은 특정 예비후보자에 관한 게시물을 1건 더 게시한 사실만으로는 청구인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2016헌마1071)


또한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는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교원과 공무원이 페이스북 등 SNS에서 단순히 '좋아요'를 누르거나, 정치적 견해나 신념을 외부에 표출하는 것 자체는 허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교원과 공무원들이 페이스북 등 개인적인 SNS에서 '좋아요'조차 누르지 못하는 것은 이를 문제 삼아 고발하고 체포 수사하는 반민주적인 정부 권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에 경찰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갑까지 채워서 체포하는 일이 발생했었다. 정부 여당 대표가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선거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장관급 고위 공무원을 체포하는 모순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SNS에서 개인적으로 말한 것을 가지고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고위 공무원을 체포하고 수사하는 것은 반민주적 폭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정부 여당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검사장들의 언행이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라, 법이 명백하게 금지한 공무원의 집단 행위, 즉 집단적 항명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검사장들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것이 검찰 조직 전체를 정치의 한복판에 세워버린 무책임한 행동이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중대한 일탈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원이나 공무원들이 내부망에 업무 관련 사안에 대한 설명을 요청한 것을 가지고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원과 공무원들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정부 여당이 개인적인 SNS 발언을 가지고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장관급 고위 공무원을 체포 수사하더니, 공무원들이 내부망에 올린 글까지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고발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심지어 정부가 교원도 포함되는 공무원들의 핸드폰을 영장도 없이 마음대로 들여다 보겠다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반헌법적 조치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7조에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핸드폰도 마음대로 들여다 보겠다는 정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반발하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개인적인 유튜브나 페이스북 발언을 가지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수사하고 체포하는 상황에서는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인 개인적 표현의 자유조차 보장될 수가 없다.


교원 노조와 단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서 정당 가입과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까지 보장해 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데, 정부는 계속 정반대로만 가고 있다. 지금은 교원과 공무원의 정당 가입이나 선거 운동 등 정치활동은커녕, 기본적인 사생활 보호의 자유,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나는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인 개인적 표현의 자유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정당 가입이나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까지 허용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공공선과 충돌하지 않는 개인적 표현의 자유까지 교원과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정부는 그야 말론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적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하기 바란다.


정부는 개인적인 유튜브나 페이스북 발언을 가지고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수사하고, 부당한 명령에 반발하는 것도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처벌하거나, 교원과 공무원의 핸드폰을 영장도 없이 마음대로 들여다 보는 반민주적 조치들을 즉시 중단하고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 이건주 교육평론가/전 한국교총 현장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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