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공직선거법」 제53조 제1항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국회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와 지방의회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있어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이나 장이 그 직을 가지고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 등 위헌확인(2018헌마222) 사건에서 교원 입후보자 사직 조항은 “교원이 그 신분을 지니는 한 계속적으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경우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도록 하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학생들의 수학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해 공직선거나 교육감선거 입후보 시 교직을 그만두도록 하는 것은 교원의 직무전념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입후보를 전제한 무급휴가나 일시휴직을 허용할 경우, 교육의 연속성이 저해되고, 학생들이 불안정한 교육환경에 방치되어 수학권을 효율적으로 보장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점, 공직선거법상 직무상 행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등 금지 규정만으로는 직무전념성 확보라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없는 점, […] 등에 비추어 보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않는다. 또한 교원의 직을 그만두어야 하는 사익 제한의 정도는 교원의 직무전념성 확보라는 공익에 비하여 현저히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는 교원 입후보자 사직 조항이 교육감이나 대학 교원과 달리 교원에게만 적용되는 것도 “선거직의 특수성, 직업정치인과 교원의 업무 내용상 차이, 직무내용이나 직급에 따른 구별 가능성 등에 비추어,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의회의원이나 장, 정부투자기관의 직원 등과 비교하여 교원이 불합리하게 차별받는다고 볼 수 없으며, 수업 내용 및 학생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대학 교원과의 사이에서도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결했다.
나는 교사들이라면 대학 교수처럼 공직 선거 출마를 위한 휴직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교사들이 휴직하고 선거에 출마한다고 해서 학교를 정치의 장으로 변질시키거나 조직적인 관권선거를 저지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출산이나 육아, 질병 등으로 휴직하는 교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가 개인적으로 일시 휴직하는 것이 학생들의 수학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 국회교육위 제1차(2025년 9월 22일) 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개정법률안을 심사했다. 회의록에 의하면, 휴직 허가와 관련해서 백승아·강경숙 의원안은 임용권자의 재량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고민정·김문수 의원안은 의무적 허가로 규정하고 있다.
휴직 사유와 관련해서 김문수 의원안은 교육감선거 입후보, 백승아 의원안은 교육감선거 및 공직선거 입후보, 강경숙·고민정 의원안은 교육감선거 입후보 및 선거 운동을 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휴직 기간과 관련해서는 선거일 전 5개월이나 120일부터 60일이나 10일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법안심사소위를 앞두고 국회에 보낸 의견서에서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려는 법률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교원이 신분을 유지하며 교육감직을 수행할 경우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선거 일정에 따른 학기 중 휴직 등으로 학교 운영에 혼란이 예상되며, 휴직에 따른 결원 보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학생 학습권 보장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시도교육청도 의견서에서 교원의 교육감 선거 입후보 허용 시 교육 현장에 정치적 논쟁이 야기될 수 있으며, 학생에게 특정 정치 이념 등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심어주는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리고 선거 일정에 따른 휴직 등으로 잦은 교사 교체, 교육 현장의 인력 부족 심화로 학생들의 학습권 및 안정적 학교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교사가 휴직하고 개인적으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학교를 정치의 장으로 변질시키거나 학생들의 수학권을 중대하게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당 교사가 휴직한 이후에 학교에 와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출산이나 육아, 질병 등으로 휴직하는 교원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 수학권을 이유로 유독 선거 출마를 위한 휴직만 제한하는 것은 비상적인 일이다.
문제는 교사와 달리 학교의 교장이 교육감 선거에 휴직하고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조직적인 관권선거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교 교장이 퇴직이 아니라 휴직하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게 되면, 소속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교장이 소속 교사나 학부모들을 조직적으로 선거에 동원한다면 그것이 바로 관권선거이다.
여기에 교육청의 교육공무원까지 휴직하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면, 교육청 조직이 선거에 이용되는 관권선거가 기승을 부릴 것이 분명하다. 교육청 고위 간부가 휴직하고 출마를 하게 되면, 암암리에 자신의 조직과 인맥을 활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반 공무원들까지 형평성을 이유로 교원처럼 휴직하고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되면, 모든 공직 선거에서 과거의 망국적인 관권선거가 다시 부활하게 될지도 모른다.
교육부도 국회교육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타 직군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 공무원 지위 및 행정력을 활용한 선거 운동 등으로 선거의 불공정성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도교육청 의견서에서도 교원의 교육감 선거 입후보 허용이 헌법에 따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위배되고, 타 직군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하면서, 교육공무원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 본인의 지위를 부정하게 이용하는 등 불공정한 선거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들이 유초중고 교사도 대학 교수처럼 휴직하고 교육감 선거에 나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교사 출신 현장 전문가가 교육감 선거에서 지금보다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정성국 의원은 지금 현직 교원 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출마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대부분 퇴직 교원만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직 교원 중에 아무리 의지가 있고, 주변에서도 충분히 교육감으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사표를 내야 되기 때문에 출마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고민정 의원도 교육감은 초중등 교육 정책의 전반을 모두 살펴봐야 하는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되는데, 대체로 대학 교수 출신들은 초중등에서 무엇을 공부하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지금 무슨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학 교수처럼 고등교육 기관을 주로 담당했던 인사들이 교육감을 맡고 있는 이유가 현직 교사들이 출마를 하기 어려운 조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는 교사만이라도 대학 교수처럼 휴직하고 선거에 출마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유사한 신분인 교장이나 교육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현행 규정을 그대로 두되, 보다 많은 교사 출신 현장 전문가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감 후보 자격인 교육 경력을 현행 3년에서 '유초중고 5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2항에는 교육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후보자등록신청 개시일을 기준으로 교원으로서의 교육경력이나, 교육공무원으로서의 교육행정경력이 3년 이상 있거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력을 합한 경력이 3년 이상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과거에 교육 경력 5년이었다가 3년으로 줄었는데, 보다 많은 교사 출신 현장 전문가가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유초중고 5년' 이상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지금 학교는 학교 폭력이나 교권 침해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학교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 현실을 잘 아는 교사 출신 현장 전문가가 교육감이 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교육감 후보 자격 기준 가운데 교육경력을 현행 3년에서 '유초중고 교육경력 5년' 이상으로 강화하면, 현직 교사들이 휴직하고 선거에 나서지 않더라도 교사 출신 현장 전문가들이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이건주 교육평론가/전 한국교총 현장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