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지금 학교에서 남성 교사가 희귀하다 보니 남자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남성 담임 배정을 복권 당첨과 같은 행운으로 여긴다고 한다. 학부모 가운데 남자 아이의 교육과 생활지도 등에 있어서 같은 성별인 남성 교사가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남성 담임을 배정해 달라며 민원을 넣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 들린다.
교육통계서비스에 의하면, 2025년 국공립 전체 교원수 369,036 명 가운데 남성 교사는 95,256명으로 26%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고등학교는 남성 교사가 34% 수준인데, 초등학교는 23% 수준으로 훨씬 적고, 중학교도 24%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2025년 국공립 전체 교원수 46,041명 가운데 남성 교사는 7,818명으로 17% 수준으로 매우 적다. 고등학교도 남성 교사가 27% 수준으로 전국 34%보다 적다. 그런데 초등학교는 남성 교사가 12% 수준으로 매우 적고, 중학교도 21%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는 국공립 초중고 학교 교사 임용고시에서 남성 교원 할당제를 도입할 때가 되었다. 국공립 학교의 경우 임용 합격자 중에서 남성 비율을 정해서 남성의 합격문을 넓히자는 것이다. 이미 국공립 대학 교원 임용에서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유사하게 운영하면 될 것이다.
지난 2020년에 국·공립대학이 교원 임용 시 특정 성별이 4분의 3(75%)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사립 일반대학의 여성 교수 비율은 25.8%지만, 국공립대는 16.5%에 그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공립 전체 대학 교원의 특별 성별이 4분의 3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대학의 교원임용 양성평등 조치계획과 추진실적을 매년 평가해 공표하도록 해 국공립 대학 교원 임용 시 어느 한 성별이 편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교육부에서 2004년부터 시작한 양성평등 추진실적 평가는 2030년까지 대학 내 양성평등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도입된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부는 대학의 교원 임용과 의사결정에서의 성별 다양성 확대 등 양성평등 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지원해 왔다.
2025년부터는 양성평등조치계획 8단계(2025년~2027년) 평가 목표가 적용되었는데, 기존의 ‘교원의 성별 다양성 제고 목표’에 ‘의사결정의 양성평등 참여 강화’ 목표를 추가하고, 양성평등 문화구현 및 학문후속세대 육성 지표 세분화, 양성평등한 중장기 계획 수립 지표를 신설하였다.
교육부의 '국립대학 양성평등 추진실적 발표'(2025)에 의하면, 국립대학 교원의 여성 비율은 최근 3년간 계속 상승 추세이다. 특히 여성 전임교원 비율은 관련 법령의 2025년 목표 비율인 21.4%보다 0.8%p 초과한 22.2%로, 목표치를 1년 앞당겨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교원의 성별 비율은 여성 22.2%, 남성 77.8%이며, 신임교원의 여성 비율은 여성 28.0%, 남성 72.0%이다. 주요 위원회의 성별 비율은 여성 22.6%, 남성 77.4%이고, 주요 보직자의 성별 비율은 여성 13.7%, 남성 86.3%이며, 기타 보직의 성별 비율은 여성 22.1%, 남성 77.9%로 조사되었다.
또한 전임교원이 4인 이상인 ‘성별 다양성 부재(제로) 학과·학부(574개)’ 중 신임교원 임용이 이루어진 곳은 총 205개(여성 부재 187개, 남성 부재 18개)였다. 이 중 16.6%인 34개(여성 부재 33개, 남성 부재 1개)에서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는 성과가 확인되었다. 특히, 여성 교원이 없던 물리학과, 건설시스템공학과 등에서 여성 교원을 임용하고, 남성 교원이 없던 간호학과에서 남성 교원을 임용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제는 국공립 초중고 학교 교원도 국공립 대학의 교원처럼 임용 시 특정 성별이 4분의 3(75%)을 초과하지 않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전국 국공립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남성 교원 비율이 모두 25%에 미치지 못하므로 많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남성 교원 할당제를 실시해야 될 것이다.
물론 지난 국공립대 여성 교원 할당제에서 제기되었듯이 능력주의 사회에서 객관적 능력이 아닌 성별로 임용이 결정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나, 능력이 아닌 성별에 따라 임용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학교가 사회의 축소판인 만큼 교육을 위해 균형 잡힌 환경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조직을 구성하는 인원이 하나의 성에 편향되면 조직을 운영할 때 다른 성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을 놓칠 수 있게 된다. 특히 남교사가 과도하게 줄어들다 보니 여교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 사안 등 학생 생활지도 업무를 해마다 계속 맡을 수밖에 없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남교사들도 적지 않다.
더구나 남녀 공학이 일반적인 학교에서 여성 교사가 대부분이고 남성 교사가 절대적으로 적은 상황은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여교사를 더 좋아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처럼 남교사를 더 좋아하는 학생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교사가 어느 하나의 성에 과도하게 편중되면 학생들이 다른 성의 교사에게서 배우는 즐거움을 누릴 수가 없다.
앞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공립 교원 임용시 남성 할당제를 실시하는 등 초중고 학교도 국공립 대학처럼 전체 교원 가운데 특정 성별이 4분의 3(75%)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기 바란다. 그리고 대학처럼 교원임용 양성평등 조치 계획과 추진 실적을 매년 평가해서 공표하도록 함으로써 국공립 초중고 학교 교원이 어느 한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이건주 교육평론가/전 한국교총 현장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