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요거트는 사실 신맛이다

홈메이드 요거트는 이런 맛

언제부턴가 인공적인 단맛보다 자연적인 맛이 더 댕긴다. 하지만 출시되는 제품 중 단맛, 짠맛을 뺀 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예전부터 줄곧 먹어온 요거트도 마찬가지. 어릴 때 마시던 주황빛 요구르트에 유산균이 없다는 사실을 안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단어가 주는 믿음은 실로 강했다. ‘요구르트’는 유산균 식품이라는 믿음이 설탕물을 요구르트로 둔갑시켰으니까.

5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요거트


‘그리스’하면 ‘요거트’가 자동 연상된다. 그리스 요거트가 유명해진 이유는 5대 슈퍼푸드에 그릭요거트가 선정되면서부터다. 하지만 5대 슈퍼푸드에 속하는 그릭요거트와 대량 생산되는 요거트는 다르다. 어느 날 한국에 거주 중인 그리스인이 요거트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을 본 적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리스에서 만드는 요거트는 살짝 신맛이 난다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 그릭요거트를 컨셉으로 한 제품이 많지만 신맛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지금까지 맛 본 시중 제품은 모두 단맛이 강했다. 플레인 요거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성분표를 보면 당분 함량이 높아 플레인이라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다.


사실 요거트는 발효식품이다. 잘 익은 김치에서 신맛이 나듯 요거트 역시 잘 익었다면 신맛이 나야 한다. 단맛의 마력에 미각이 멀어 사실을 망각했을 뿐. 홈메이드라면 다르지 않을까. 매번 요거트 사는 비용도 아껴볼 겸 단맛을 최소화한 요거트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홈메이드 요거트의 맛은?


얼마 전 정수기 렌탈을 했더니 사은품으로 요거트 제조기가 왔다. 정확히 말하면 여러 사은품 중 요거트 제조기를 선택한 것이지만. 제조기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만드는 요거트는 시간이 많을 때 시도해보려 한다. 일단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거트부터 만들어 본다.

우유 900ml 혹은 1L와 130ml 사이즈 정도의 마시는 요구르트 2병을 준비한다. 단 저지방, 고칼슘 우유가 아닌 일반 우유로 선택한다. 마시는 요구르트는 서로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되고 다른 것을 써도 괜찮다.

준비가 끝나면 우유와 요구르트를 넣고 섞는다. 각 병에 따라준 뒤, 제조기에 넣는다. 우유 900ml로 만들면 병에 반씩 채우고 1L 우유를 넣었다면 반을 조금 넘기게 담아준다. 그런 다음 8시간으로 맞춰주면 끝.


각 병에 담긴 묽은 액체가 고체가 되려면 8시간이 필요하다. 요거트 제조기의 열일이 끝나면 그제야 단단해진 요거트를 만날 수 있다. 8시간이 지나고 꺼낸 요거트는 마치 갓 짜낸 우유처럼 따끈하다. 요거트를 식힌 후 열기가 가라앉으면 냉장고에 넣는다.

냉장고에서 살짝 응고된 요거트를 첫술 뜰 때 살짝 묵직하게 떠지는 질감이 좋다. 첫맛은 담백, 끝 맛은 살짝 신 요거트와 함께 하루의 피곤도 녹아내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이어트는 끝나고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