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평김한량 Jun 10. 2016

청년들이 외치는 헬조선이란.

헬조선 지옥불 반도 지도는 왜 그려졌는가?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어떤 사물을 볼 때엔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있기 마련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헬조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 상황을 개선하고 싶은 청년 세대에겐 공감이 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헬조선은 무엇인가? 


헬조선(Hell朝鮮)은 2010년 1월에 등장한 대한민국의 인터넷 신조어이다. 헬(Hell: 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이다.  -위키백과사전-


헬조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6년이나 흘렀다는 점을 생각하면. 청년세대들이 느끼는 한국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나온 후에 개혁의 바람이 불기보다는 세대갈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들이 힘을 모아서 해결하는 방향이 아니라 편이 나뉘어서 서로를 원망하는 상황은 헬조선이라는 이야기가 더욱더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세대갈등은 언제까지 될까? 


 사람들이 살아온 시대에 따라 '가치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가치관이라는 것은 각자의 경험을 반영하며 생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3040세대에 해당하며. 이전에는 잘 몰랐던 '헬조선'의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몇몇 세대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감해야 할 청년들의 문제입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것보다 먼저 공감이 시작되어야 할 사회적 문제입니다. 


 세대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청년들 힘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 책임이 청년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취업난의 경우 대한민국에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입니다. 역대 최고치인 공식적인 청년실업률 12.5%는 말 그대로 통계치로 체감 실업률은 더 높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주변에 취업한 사람은 없는데 실업률은 그것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은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언론과 정치. 실제로 주변 어른들께 물어보면 '아무 데나 취업해서 뭐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취업을 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킬 직장'을 찾지만.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합니다. 기성세대에겐 청년들의 노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청년들은 노력해도 개선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괴리감은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까요?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한국. 


TV에서 보면 몇몇 사람들은 부자가 되어서 몇 백억. 몇 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재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서민 갑부라 칭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부의 축적 과정을 보면 단순히 '저축'만으로는 그 부를 모을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았으며. 이제는 개인이 창업해서는 큰 돈을 벌기보다는 몇 개월 이내에 자본금을 잠식당하는 일도 빈번한 상황입니다. 


 아마 많은 부를 축적해오고. 비교적 자산을 지키기 용이한 한국은 천국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비교로 인해서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시 한 번 분단되는 국가. 


지금의 청년들은 스스로가 느끼기에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헬조선'을 외친 지 6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은 흘렀으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얼마 전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을 겪은 학생 가방에서는 '라면'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청 직원인 그는 점심 저녁으로 4000원이 책정되어 있었고. 부족한 식사금액을 아끼기 위해서 그런 상황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정치인은 이 일을 놓고서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결과 청년들은 울분을 토해냈고. 정치인은 그 글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한국 안에서 여유 있는 사람은 그런 일은 하지 않아도 되고 돈이 없는 사람은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사회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그 안에 구성원으로 필요합니다. 요소요소마다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가치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로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분열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 

경제적으로 여유 없는 사람.


 그러나 두 부류로 나누기엔 '헬조선'에 대한 청년들의 분석은 세세하게 변화되었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단순히 나누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하게 그에 따른 등급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 수저 계급론 역시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야기를 이어봅니다.



수저론

수저론은 대한민국에서 2015년경부터 자주 사용되고 있는 사회 이론이다. 영어 표현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에서 유래한 것이며, 유럽 귀족층에서 은식기를 사용하고, 태어나자마자 유모가 젖을 은수저로 먹이던 풍습을 빗댄 말이다. [1]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으로 본인의 수저가 결정된다라는 이론이다.  -위키 백과사전- 


다이아 수저 - 자산 30억 이상 or 가구 연 수입 3억 이상 (상위 0.1%), 

금수저 자산 20억 이상 or 가구 연수입 2억 이상 상위 1%, 

은수저 자산 10억 이상 or 가구 연수입 8000만 원 이상(상위 3%), 

동수저 자산 5억 이상 or 가구 연수입 5500만 원 이상 (상위 7.5%), 

흙수저 자산 5000만 원 미만 or 가구 연수입 2000만 원  미만


사실 저는 수저론을 보면 생각이 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대학 계급론'입니다. 상위 몇 프로까지 인 서울을 하고. 수도권 대학과 그 외 자방 대학을 구분 짓고. 또 그 안에서 나뉘고 나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학벌에 대한 문제점과 닮아 있습니다. 


상위 7.5%를 제외한 92.5% 모두가 '흙수저'인 비극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위의 '수저론'의 법칙입니다. 100명이 살고 있는데. 92명 정도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되어야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행복할 수 있는 곳인지 반문해야 합니다. 


1인당 GDP 2만 5,990$ 세계 28위 (2016 IMF 기준)인 상황에서. 1가구당 3인 가구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약 77,970$ (9000만 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보면 흙수저 자산은 5000만 원 미만에 가구당 연수입 2000만 원 미만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92.5% 인구가 GDP 대비 형편없는 수입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는 심각하게 부의 불균형이 진행된 것입니다. 


청년들이 말하는 헬조선에서는 '세대갈등', '수저론' 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어서 '혐오주의'가 사회 전반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세대갈등과 수저론에 비해서 저는 '혐오주의'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을 뛰어넘어서 '정신적'인 부분까지 우리 사회가 병들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입니다.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


얼마 전에 강남에서 한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안면식도 없는 이를 살해한 동기 또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단순히 여성을 혐오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증폭되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이번엔 어느 젊은 여성이 길을 지나가던 78세의 노인을 이유 없이 폭행하고 말리던 행인들도 함께 폭행한 사건도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노 키즈존'이 설치되고 있습니다. 이는 아이를 동반한 손님은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아동 혐오'와 이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을 세분화하여 '00충', 'XX충' 등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감정적으로 미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미워하는 감정이 막연하게 사회 모두로 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감정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미움을 주고받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미움을 주는 이도 힘들고 미움을 받는 이도 힘듭니다. 그러나 혐오를 하는 것엔 어느 정도 룰이 상충합니다. 바로 강자와 약자의 관계입니다. 

위험한 약육강식의 세계관


 헬조선은 계급으로 나뉘고 서로 미워하며. 그 안에서 몇몇 사람들은 행복을 논하고. 반대로 가지지 못한 사람은 기본적인 삶을 누리지 못한다는 전재가 있습니다. 헬조선에서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서로 경쟁을 하며 무언가 쟁취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을 통해서 상위 3-5% 안에 들어가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다시 대기업과 공무원 취업을 위해 치열한 경쟁. 기업 안에서는 하청업자들에게 갑질. 또 1차, 2차, 3차로 이어지는 하청의 관행 등. 강자는 약자에게 강해지고. 약자는 또 다른 약자를 찾는 사회구조의 병폐가 있음을 청년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교육은 바뀌지 않았으며.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또한 그대로입니다. 결국 현 청년세대가 6년 동안 외친 헬조선은 그래도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사건이 남았습니다. 바로 베이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노인빈곤'이 헬조선의 정점을 찍게 됩니다. 


미래는 정말 비관적이기만 할까? 


 청년 세대가 앞서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에게 배울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부지런함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희생에 대한 정신 역시 빛을 발했습니다. 독재정권 타도를 위한 노력 또한 빛났던 세대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거의 방식 그대로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미 그 방식은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저임금과 기술발전으로 무장한 중국의 맹추격을 1970년대의 잘살아보세 운동으로 이길 수는 없습니다. 


헬조선을 이야기하는 청년들은 '미래를 위해서 도전'하는 세대입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자는 온당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청년세대에게 경제권의 기회와 사회복지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다음 세대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인생을 살아온 기성세대 역시 청년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반대로 청년세대는 좀 더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외칠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과정에서 남들이 알아서 해준 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투표로 권리를 행사해야 하고. 불의에 대해서는 분명히 맞서야 합니다. 되돌아오지 않을 청춘이기 때문에 소중한 에너지를 분출해야만 합니다. 현세대가 이끌어가야 할 기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복지를 말할 때 자주 인용하는 스웨덴 역시 1930년까지 450만명 인구중 150만 명이 이민을 갈 정도로 살기 힘들었던 나라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 국민이 현 상황을 냉철히 인식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 모두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현재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표출이 되고 있는 것이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인식은 문제 해결의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가 달라지길 희망합니다.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