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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Sep 15. 2016

우리는 나무집을 짓습니다.

목구조를 위한 나무들이 트럭에서 내려지다. 

측량으로 인해서 설계가 변경된 후. 이제 골조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집을 짓기 위해서 준비과정만 있었기 때문에 많이 지쳤습니다. 앞에서 허가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측량으로 인한 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었죠. 그래서 이전에 건축주들이 왜 집을 지으면서 10년을 늙는다고 하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캐나다에서 수입된 목재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집을 지으려는 분들께 감히 한 말씀드린다면.. 이런 맛에 집을 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기가 생겼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질 것 같고.. 예산을 잡아 놓은 것부터 시작해서 받쳐주지 않는 날씨까지.. 그래도 계속해서 진행되는 현장 상황을 보면 하나하나 완성이 될 때마다 감동의 물결이 치게 됩니다. 

차를 돌리기 힘들 정도로 큰 트럭이 우리집 마당에 들어왔다. 

물론 저희가 집을 짓게 되면서 문제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합심해서 집을 짓는다고 해도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장 상황이 도와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놓고 시공사, 건축주, 건축사 등. 모두가 모여서 고민을 할 때. 하나하나 풀리며. 집은 마술처럼 올라가게 됩니다. 


설계를 마치고. 골조가 올라가기까지 1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남들은 빠르면 3개월이면 끝난다는 설계와 골조 시공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나무의 상태를 체크하며. 골조에 사용될 목재도 신중히 선택해 달라는 요청이 잘 반영되었는지 체크했습니다. 

그 안에는 캐나다에서 도착한 목재들이 한 가득 들어있었다. 

오늘은 캐나다에서 수입된 나무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짓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4가지입니다. 어른들께서 좋아하시는 철근콘크리트 구조, 최근 유행하는 북미식 경량 목구조, 간혹 보이기 시작하는 스틸하우스, 언론에서도 유명한 ALC 등.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모두 훌륭한 단열 성능과 내구성을 자랑하며 건축주의 마음을 흔들기도 합니다. 


일단 경량 목구조는 제대로 설계와 시공만 이뤄지게 된다면 따듯한 집과 저렴한 시공비 등이 장점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시공되면서 잘하는 시공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주택 규모에서는 어쩌면 탁월한 선택인지도 모릅니다. 


지게차로 계속 내리는 긴장되는 순간.

일본에서는 경량 목구조보다는 중목구조가 많이 사용되지만. 일단 나무가 사용되면 JAS 등급이라는 1등급의 상위 목재가 사용됩니다. 옹이가 매우 적고 외관이 미려해 외벽용 골재로 사용되지 않고 가구로 사용되어도 될 정도로 깔끔한 목재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2nd BT가 있습니다. 이 등급보다는 위이지만 1등급보다는 아래로 골재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목재를 뜻합니다. 그리고 그 외에 목재 등급은 여섯 가지로 분류가 되기도 하고. 각 국가마다 사용되는 규격이나 품질에 대한 표기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JAS급 목구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JAS급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점과 2nd BT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현장소장님께서 최선을 다해 PREMIUM급 목재로 선정해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받아본 목재들은 '프리미엄' 등급의 표기와 함께 옹이가 적은 스터드로 구성이 되어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집을 지어주실 골조팀 목수님들께서 목재를 정리해주시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설계 변경을 했기 때문에 시공이 미뤄져 아마 저희 부부만큼 저희 집이 올라가길 기다리셨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목재를 받게 되면 일단 LOSS 비율에 맞게 부족하지 않는 물량이 필요합니다. 물론 너무 많이 남아도 안 되겠지만. 너무 부족하지 않도록 물량 산출을 해야 합니다. 현장소장님께서 물량 산출을 해주시고. 저희 부부도 열심히 스터드의 양과 목재가 들어가게 되는 자재의 등급을 확인했습니다. 


번거롭고 귀찮은 작업일 수 있지만. 서류 작업과 여러 가지 체크 사항을 해주신 현장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나무를 무조건 믿고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집에 들어가는 나무인데 건축주인 우리 부부가 모두 확인해볼 수 있다면 그곳 또한 훌륭한 공부가 되리라 확신했습니다. 

일단 목조주택을 짓는 분들이라면 체크해야 할 사항입니다. 


1. 스터드의 등급을 확인. 

2. 단열재 등급 확인. 

3. 창호 등급 확인. 

4. 레인스크린 설치 여부. 


물론 앞으로 포스팅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함께 보실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집을 지으면서 기본적으로 목조주택의 경우 방수도 중요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제대로 시공이 된다는 가정 하에 위의 4가지가 중요했습니다. 살짝 복습한다고 생각하시고 쓱 훑어봐주세요 :)


1. 스터드 등급. 


제가 스터드 등급을 모두 말씀드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예산인 것 같습니다. 골조 시점에서 결제가 수천만 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각자의 예산에서 무리되지 않는 범위의 골조 선택이 필요합니다. 물론 JAS 등급이 좋은 것은 모두 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JAS 등급으로 집을 짓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골조 자재의 내구성은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여 골조로 사용하는 2nd BT 등급 목재에 옹이가 너무 심해서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면 반품 요청을 하실 수 있습니다. 너무 상태가 좋지 않은 목재의 경우 반토막만 남아 있는데. 그런 목재의 경우 요령껏 사용할 수도 있지만. 반품을 하는 건축 주님들도 계십니다. 실제로 저희 이웃 역시 반품을 통해 목재를 몇 가지 바꾸셨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까지 JAS를 사용하는 일본의 치밀함에 놀라게 됩니다. 


2. 단열재 등급. 


 이 부분은 상당히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목조주택에서는 단열재가 인슐레이션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사용되는 것이 수성 연실 폼, 셀룰로스입니다. 확실히 골조만 잘 시공해 놓고 단열만 잘되게 짓게 되면 같은 벽두께에서 목조주택이 다른 시공법에 비해서 더 높은 단열성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준패시브 하우스 성능의 단열재 성능으로 집을 짓도록 법을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단열재는 중요한 자재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단열재 등급에서 외벽용으로 R-19, R-21, R23 등을 가장 보편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지붕용으로는 R-30, R-32, R36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쉽게 숫자가 높으면 단열 성능이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그래서 외벽용을 R-23, 지붕용은 R36을 추천해드립니다. 가격차이는 생각보다 적기 때문에 가장 많이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하지만 인슐레이션으로 시공을 하게 되면 단열재가 습기를 머금고 쳐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잘라서 넣는 동안에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 빈틈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그쪽에서 열손실이 상당히 크게 일어납니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꼼꼼히 시공될 수 있는 에코필이나 셀룰로스, 수성연질 폼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만 원이 추가되니 충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3. 창호등급


최근 목조주택은 미국식 2 중창보다는 독일식 시스템 창호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식 창호의 유행으로 인해서 유리와 프로파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창호에 대한 비용 역시 아끼지 않고 계시기 때문에 이제 창호의 브랜드 혹은 가격이 아니라 성능을 보고 결정하는 건축주가 늘고 있습니다. 


창호를 통해서 손실되는 에너지는 약 20-30% 정도입니다. 벽면보다 적은 면적이지만 상당한 에너지를 잡아먹는 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다행히 최근에 우리나라의 창호 기술이 올라갔기 때문에 외국 창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1등급의 창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꼭 등급을 한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4. 레인스크린 설치 여부. 


목조주택에서 레인스크린을 설치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큰 고민입니다. 일단 자재도 자재이지만 인건비적인 부분이나 공사기간을 생각해서 건너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도 현장소장님과 일치했습니다. 습기에 약한 목조주택이기 때문에 레인스크린을 설치해서 습기가 빠져나갈 통로를 벽에 만들어주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기후에 어떤 것이 낫다는 100점짜리 답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레인스크린이 설치되지 않은 다른 현장을 놓고 비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드래인 랩이라는 타이백의 발전된 형태가 있습니다. 이 경우 역시 일본에서 먼저 사용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년 전부터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레인스크린 대용품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목조주택에서 습기란 어떤 것인지 고민을 해보시고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 주택을 보면서 우리 집 역시 100년을 버텨주길 바라며 레인스크린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레인스크린이 전부는 아니고 그에 따른 관리도 꼭 필요하겠죠? 


모두 집을 짓는데 소진될 나무와 합판들. 
우리집에서 가장 튼튼한 공학용 목재. 

이제 골조팀이 투입되고 빠르게 목구조가 올라갈 예정입니다. 집을 짓게 되면 일단 목구조가 서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골조가 올라가는 장면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마치 마술처럼 말이죠.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귀촌과 전원주택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다'는 현재 브런치에서 연재 중입니다.


1) 싸고 좋은땅 고르는 입지선정 방법.

2) 좋은 설계로 시공비 낮추는 법.

3) 올바른 시공사 선정하기.

4) 에너지를 아끼는 저렴한 세미 패시브 하우스

5) 귀촌 생활과 결혼 이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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