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 인생에 대해서.
나를 찾아 삼만리를 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교를 두 번 다니고. 미국 유학을 떠나서 학교의 문턱도 밟지 못한 사례. 그런 일들은 20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더라도. 흔한 케이스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살다 보면. 모두가 그런 것들은 숨기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실패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범함이라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지키기 어려운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평범함이라는 기준 자체가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어중간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저 같은 일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사회에서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튀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죠.
자신이 튀는 사람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특별함으로 비치면 좋겠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특별하게 보이기보다는 유별나 보일 수 있으므로 숨길 수 있을 때까지 숨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숨기고 살다 보면. 어느새 나이가 들고나서 진정 자신이 누군지 쉽게 잊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제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란 누구인지 희미하게 잊히고. 또한 편하게 살고자 쉽게 쉽게. 또는 평범한 선택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렇게 희석되어 버리는 자신의 모습은 결국 되돌아 서서 후회할 일들로만 기억됩니다.
나를 찾아 삼만리는 아내와 제가 처음 결혼해서 이야기했던 과정들입니다. 부부가 하루에 2~4시간 이상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이 떠오르는 즉시 아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보통 제가 이야기하고. 아내는 재밌게 들어줍니다. 말하는 입과 듣는 귀가 만났으니. 그것만 한 조합도 없겠지요.
인터넷을 보면. 헬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봅니다. 저 역시 이런 현실 속에서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도. 그냥 제 이야기를 시작하고 서로 공감하며.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소통의 장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픈 것은 아프다고 말할 수 있고. 무언가 소통하고 싶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들의 아픔. 그리고 그다음 세대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독여줄 때. 그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지 과거의 힘든 일은 잊으라고만 말한다면. 그 상처는 평생 안고 가는 것 밖에 없습니다. 도전하며 실패했던 이야기. 그리고 힘들었던 일들은 잊어야 할 것이 아니라. 씻어낼 수 없다면 슬픈 추억이 되기도 하고. 극복했던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실패한 나도 나고.
성공한 나도 나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