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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Oct 11. 2016

목조주택은 왜 썩지 않을까?

100년 주택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경량 목구조 집짓기. 

 요즘 서울 아파트 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와 반대로 목조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합니다. 저는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는 중입니다. :) 반대로 가는 주행 차선을 밟고 있는 것이죠. 


먼저 우리나라 아파트의 수명은 20년 이후부터 낡은 집으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재건축 열풍이 아파트 단지 내에 불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만들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럼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짓고 있는 것일까요? 


주택산업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그동안 우리나라의 재건축 내용연수는 20년 전후로 주택 구조체의 수명이 미국(103년), 프랑스(86년), 독일(79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5번 부수고 짓는 동안 미국, 프랑스, 독일은 한 주택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빨리빨리 부실하게 지은 결과 콘크리트 강도 역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때 오랫동안 버티기 위해서는 콘크리트 강도가 중요합니다. 콘크리트 강도의 경우도 미국은 아파트 건설을 할 때 400~500㎏/㎠의 강도를 유지합니다. 하물며 동남아의 콘크리트 건물 역시 강도가 300~400㎏/㎠에 이르는데 비해 국내 아파트는 210~2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주택산업연구원에서는 밝혔습니다.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해 두르기 시작한 하우스랩 (타이벡)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서 사용되는 경량 목구조는 치명적인 하자가 아니라면 100년, 200년을 사용해도 사람이 들어가서 사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내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딱딱한 강도에서는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유연한 성질로 인해서 오랫동안 사용해도 부서지지 않고 보수하며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하자 없이 짓고. 보수를 잘했을 때 예입니다. :) 


오늘은 100년 주택의 꿈을 안고 목조주택이 왜 썩지 않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목조주택의 나무는 쉽게 썩는 것으로 오해를 받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나무로 집을 짓는 것은 건조되지 않은 통나무로 짓는 것이 아닙니다. 

집을 안전하게 짓기 위해서는 자재의 선택이 중요하다.

건조가 된 목재의 장점. 


먼저 나무를 사용할 때는 건조를 시킵니다. 그렇게 되면 생재(S-GRN)를 건조하여 건조재 (S_DRY)로 변신하게 됩니다. 나무가 잘 마르게 되면 더 짱짱한 강도를 갖게 되어 힘이 3배나 세지게 됩니다. 


건조가 잘된 나무는 썩거나 변색이 되지 않게 됩니다. 방부처리가 자연스럽게 됩니다. 건조가 된 나무가 비에 잠시 젖는다고 해서 목재 안까지 깊숙이 침투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골조에 잠시 소나기를 맞는다고 해서 집 전체가 썩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비를 맞힌 후 바로 덮으면 안 되고 잘 건조하여야 합니다. 


나무가 건조되었기 때문에 단열에도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만약 단열재가 젖게 되면 그 성능을 제대로 내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에 젖은 구스다운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죠? 


나무가 잘 건조된 만큼 못과 철물을 잘 유지하기 때문에 집을 짓는 데 사용한 철물들이 짱짱하게 집을 지탱할 수 있도록 건조 목재들이 잘 지켜냅니다. 

비가 내리더라도 이제 어느정도 숨을 돌릴 수 있는 것은 OSB 합판 등급이 Exposure 1이라는 점. 그리고 타이벡.

OSB합판의 오해와 진실. 


구조목이 세워진 골조를 둘러싸는 것은 바로 OSB합판입니다. 경량 목구조에 사용되는 OSB합판은 건조목이 뼈대를 형성한다면. OSB는 피부를 형성하는데 기초가 됩니다. 이것을 둘러싼 후에도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을 지을 때 OSB 합판 역시 노출 등급이 있습니다. 우리가 집을 지을 때 어떤 OSB합판이 사용되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Interior : 실내용 접착제로 제작한 합판으로 실내에만 사용 가능. 

인테리어 등급을 받은 OSB 합판은 외부에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외기에 오래 노출될 경우 변형이 되므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Exposure 1 :  외부에서 오랫동안 노출된 경우에도 적합함. (3번 이내에 비를 맞아도 무방) - 노출용 X

장기 동안 건축을 하는 경우 사용됩니다. 목조주택을 지을 때 가장 많이 사용되며. 집을 짓는 동안 소나기를 맞을 경우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집을 지을 때 OSB 합판의 APA 기준이 Exposure1이라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Exposure 2 : 단기 건축 지연에 따라 외, 내부 중간 정도의 접착제를 사용. 2차례 이내에 비를 맞아도 됨. - 노출용 X 


Exterior - 영구적 노출이 가능. (그러나 실질적으로 OSB합판에서는 없다는 통설)


이렇게 네 가지 종류를 놓고 보면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Exposure 1 등급인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물론 인테리어를 하면서 외장재를 사용하지 않으셔도 되니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목조주택이 썩지 않는 이유에도 이렇게 OSB 합판이 내외장재 구별이 확실하고. 집을 지을 때 계산된 결괏값에 따라 짓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집을 짓는 목수님들의 손길이 바쁘기만 하다. 튼튼한 집을 지어주시는 고마운 분들.

멋지다 타이벡~! (하우스랩)


물론 Exposure 1 등급의  OSB 합판이 뛰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소나기에 의해서 집이 썩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경량 목구조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듀폰사의 타이벡입니다. 


타이벡이란? 


가볍고 불에 잘 타지 않으며 화학물질에 내성이 강하다. 목조 건축물을 시공할 때 습기를 막기 위해 외벽 내장재로 사용되는데 단열시스템의 습기를 통과시키는 기능이 있어 건축물 내부의 결로현상을 방지한다. 또한 외부의 찬 공기 침투를 막고 내부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보온재 또는 단열재로써도 기능한다. 약 30%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고 평가된다. 또한 방사능과 유해물질 등에 노출되어 작업하는 특수환경용 작업복을 만드는 재료로도 쓰인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인체에 무해하며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다.  (두산백과)


좀 더 간단히 말씀드리면 구조목으로 골조를 세운 후에 OSB 합판을 붙이고. 그 후 집 전체를 두르는 천 같은 것이 타이벡입니다. OSB 합판 외에 한 번 더 집에 물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지인들에게 타이벡을 소개할 때 등산복 고어텍스와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고어텍스의 경우 땀은 배출하면서 비를 막아줍니다. 마찬가지로 목구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배출하는 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집에 비가 내리거나 할 때 생기는 외부의 물기는 막아주게 됩니다. 실제로 타이벡에 물을  떨어트려 보게 되면 또르르 흐르기만 할 뿐 침투하진 않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요즘엔 침대 방수커버와 가방으로 만들기도 하는 천입니다. 내구성은 물론이고 가격까지 착한 편이라 앞으로도 많이 애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은 한 스펙, 서라운드, 텍톤, 유로 벤트 등이 있습니다. 하우스랩으로 사용되는 제품들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타이벡이기 때문에 스카치테이프처럼 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인스크린? 


저희 집 사진들을 보게 되면 집 전체에 막대기 같은 상을 대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외벽에 두르는 상은 레인스크린입니다. 최근 목조주택을 지을 때 레인스크린을 빼고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드래인랩이라는 레인스크린 대용품도 있지만. 먼저 강수량에 따른 내구성을 꼭 참고해야 합니다. 


만약에 레인스크린을 사용하지 않고 하우스랩(타이벡)위에 바로 EPS 50mm 단열재를 붙일 경우 외부로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외벽에 곰팡이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목조주택의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꼭 레인스크린 설치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발생하는 비용보다 차후 발생할 하자 처리비용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있습니다. 


목조주택은 쉽게 썩는다는 편견은 부실시공과 관리부실에서 나타난다. 

하자 없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목조주택이 이처럼 물에 대한 내구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술은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건축자재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시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하자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자 없는 집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건축자재와 시공이 완벽할 때 이뤄집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경량 목구조의 역사가 길지 않습니다. 최근에 많은 집들이 경량 목구조로 지어지고 있지만 시공 문제로 인해서 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집으로 오해도 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집을 지을 때 견적에 들어간 만큼의 자재와 시공만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간혹 몇몇 사례에서는 그렇지 않아 건축주들을 속상하게 하곤 합니다.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귀촌과 전원주택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다'는 현재 브런치에서 연재 중입니다.


1) 싸고 좋은땅 고르는 입지선정 방법.

2) 좋은 설계로 시공비 낮추는 법.

3) 올바른 시공사 선정하기.

4) 에너지를 아끼는 저렴한 세미 패시브 하우스

5) 귀촌 생활과 결혼 이야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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