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평김한량 Nov 02. 2016

우리 집 화장실을 호텔처럼 꾸미기.

호텔에서 반품한 타일 저렴하게 구입한 후기.

 저는 건축에 있어서 자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렴한 자재가 고급스럽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 힘들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현장소장님께서 멋진 제안을 하셨습니다. 우리 집 화장실을 호텔에서 사용하는 타일로 붙여보자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이제 우리가 실행해야 할 인테리어를 하나씩 해결해 보기로 합니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인테리어와 외장재에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양수복 소장님의 조언에 따라 하나씩 결정하기 시작하니 점차 집이 집처럼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타일 고르기가 시작되었다. 산 처럼 쌓여 있는 타일 중에 우리집 타일을 고르는 미션. 

타일을 고르기 위해서 호텔 타일을 반품한 곳으로 갔습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곳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에 놀랐습니다. 일단 타일을 만져보게 되면 일반적인 타일에 비해서 두꺼웠습니다. 그로 인해 질감의 음양이 더 분명했으며 고급스러웠습니다. 


만약 저희가 타일을 골랐다면 이렇게 고급스러운 타일을 반품가에 구입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내는 인테리어를 할 생각에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디자인과 색상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조금씩 받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창고 세 곳을 모두 함께 돌면서 각자 마음에 드는 재질을 하나씩 골랐습니다. 

현관에는 이것으로 찜. 질감이 살아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저는 대리석으로 현관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리석 느낌의 타일 중에 가장 고급스러운 제품을 골랐습니다. 현관의 규모를 2배나 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리석으로 하게 되면 왠지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화장실에 사용할 타일이었습니다. 타일의 느낌이 완전히 똑같은 것으로 1층과 2층을 분리할 것인가가 주된 고민이었습니다. 이전 아파트에서는 화장실이 1개였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 2층 집으로 이사 오면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1층에는 손님이 느끼기에 편한 느낌으로 하고. 2층에서는 우리 가족에게 익숙한 느낌으로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많은 디자인을 보니 머리가 아팠습니다. 그러던 중에 영업소 직원이 함께 타일을 골라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화장실 규모와 함께 배치될 곳. 색상 등을 놓고 함께 고민했습니다. 여러 가지를 놓고 배치하기를 반복하고 쇼룸에서도 고민을 해보니 이제 서서히 퍼즐이 맞춰지는 듯했습니다. 3D 화면에서 만들어져 있었던 것과는 다른 타일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시뮬레이션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화장실에 사용될 타일을 하나 골랐다. 

타일을 고르는 기준. 


타일을 고르게 되면 각 집마다 원하는 분위기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너무 유행을 따르게 되더라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느낌에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질감입니다. 호텔에서 반품된 타일들은 모두 수입타일로 디자인이 이전에 보던 것에 비해서 무거운 것도 있고 세련된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준을 벽과 바닥의 조화로움이었습니다. 단순히 한 개 타일을 고르고 또 마음에 드는 타일 하나를 고르기보다는 두 개의 조화로움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배치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하나만 볼 때 좋았던 것과 조합을 했을 때 좋아 보이는 것이 달랐습니다. 

포인트를 넣고 싶다는 아내의 의견에 현장소장님이 계속해서 매칭을 해보셨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었다. 
베스트 두가지를 놓고 계속해서 고민중.. 

반품몰에서 구입할 때 주의사항. 


일단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랐다고 하더라도 수량이 그만큼 남아 있는지도 체크해봐야 합니다. 집의 디자인에 맞는 제품을 딱 골랐지만 수량이 부족하면 원하는 면적에 모두 붙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딱 그만큼이 있다고 하더라도 AS 물량을 생각해서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붙이던 중에 AS를 받을 물량이 없을 경우 타일의 이가 빠진 것처럼 한 면적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입고되는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개인 주택의 어느 한 공간에 시공하기엔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저희는 아파트에서 살 때 시공했던 타일 가격에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비용으로 호텔에서 사용하는 수입 타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조합된 화장실 타일들. 위쪽의 나무가 포인트가 되고 오른쪽의 연한 베이지 색이 벽을 두른다. 안정감을 위해 아래 바닥색은 차분히.

예산은 부족하더라도.. 


 건축을 하다 보면 건축주들은 반드시 예산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예비비를 산출했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나가는 세금과 함께 시공 자재 변경 혹은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비용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테리어를 할 때쯤에는 너무 많인 비용이 들지 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러나 어떤 건축주든 간에 튼튼한 것은 기본이고 예쁜 집이 완성되길 바랍니다. 만약 건축비용을 줄이고 고급자재를 사용하고 싶은 경우 이렇게 반품 몰을 이용해서 자재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실물로 수백, 수천 가지를 보면서 고를 수 있었기 때문에 타일을 고르는 안목을 조금이나마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미 건축견적에서 골조와 단열 등. 많은 비용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적절한 예산에서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를 해야 했습니다. 타일의 경우에도 다행히 마음에 드는 타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주방에 사용될 타일. 직감이 화려하고 멋져서 한눈에 반했다. 이제 어떻게 시공될지 기대가 된다. 


양평에서 광주까지 현장소장님과 함께 가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집을 지으면서 그동안 함께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며 1시간쯤 달리다 보니 도착한 곳엔 상상할 수 없는 타일들이 있었습니다. 타일을 선택한  후에 돌아가는 길에서 집을 두 번쯤 지어보면 더 잘 지을 수 있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현장소장님은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를 하는 게 사람이라고 솔직히 말씀해주셨습니다. 모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집 짓는 게 얼마나 힘든데.. 2번을 짓다니요.. 그리고 2번 짓더라도 문제는 그때 가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도 인테리어가 시작되니 이제 왠지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목조주택에 외단열 시스템 적용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