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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Sep 18. 2017

부자의 예언서 3편 - 선택과 실행

세바스챤의 선택과 알프레도의 결단.

부자의 예언서 1편

https://brunch.co.kr/@lklab2013/212


부자의 예언서 2편

https://brunch.co.kr/@lklab2013/216



부자의 예언서의 표지를 본 그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 책의 제목은 손으로 쓰인 조잡한 책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실망한 그는 말했다.


이게 뭐죠? 아이가 쓴 것처럼 보이는 책이군요. 이 책은 동화책인가요?


세바스찬은 웃으며 그 책을 다시 가슴속 주머니로 넣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예. 이 책은 관점에 따라서 동화책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말 그대로 예언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책이 저에게 천만 달러를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원화 112억에 해당)


그 이야기를 듣자 머리가 아팠다. 인상 좋은 세바스찬이 자신을 조롱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다. 나이도 그보다 어려 보이는데 천만 달러라니. 그리고 아이들 장난 같은 책 한 권에 천만 달러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지금 저를 놀리시나요? 천만 달러면 한국돈으로 100억이 넘는 돈이에요! 금수저도 아닌 당신이 무슨 수로 100억을 모았다는 겁니까. 상속 없이 그런 돈을 쉽게 모을 수 있을 만큼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저도 세상을 살만큼 살았지만. 당신 같은 허풍은 또 처음 들어보는군요.


흥분하는 그에게 세바스찬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1000만 달러라는 금액은 상상이 가지 않는 돈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돈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존재하는 돈입니다. 단지 누구를 통해 현재 거쳐가고 있는지 머무르는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그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바스찬이 자신을 놀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옳은 말이었다. 세상에 그런 큰돈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돈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고 누군가는 소유하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생각을 이렇게 정리한 그는 또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다면 '부자의 예언서'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세바스챤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이야기했다. 왠지 모르게 풍겨 나오는 여유로움에 그는 빠져들기 시작했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다 여유 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조급한 사람 옆에 있으면 함께 조급해지기 때문이다. 세바스챤은 특별히 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설명하길 잘했다. 


어린 시절 저는 분명 빈민가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덕에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었지요. 그 기회는 제가 잡았다기보다는 친구들이 저를 이끌어 준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자의 예언서 역시 그들과 함께 완성했습니다. 


그는 세바스찬이 말하는 부자의 예언서가 너무 궁금했다. 친구들과 함께 완성했다고 하기엔 어린이 책처럼 보였다. 책을 뚫어져라 보는 그에게 세바스찬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12년 전에 저는 그냥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어쩌면 그 세미나를 갈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세미나에서 강사는 여러 가지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다지 그곳에서 감동을 받지 못했습니다.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죠. 


세바스챤이 들은 강사의 삶 속..

 그 강사의 이름은 알프레도였다. 그 역시 빈민가 출신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왔다. 그러던 중에 시간을 귀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무리한 일정으로 일을 하면서 큰 부상을 입었을 때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외로이 낡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달리 먹을 것도 없었다. 누군가 보살펴 주지 않았다. 단순히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아무런 보상은 없었으며. 열심히 달려온 지근 이 순간 그저 빚만 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몸은 열이 끓었으며.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위안 외에는 아무것도 의지할 수 없었다. 억지로 일어나 책상 위에 앉아 쪽지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더 이상 삶을 낭비하지 않겠다. 
나는 나다운 삶을 살겠다.
지금 당장!


 알프레도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도 없었다. 밤낮으로 일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평판도 좋았다. 그런데 그런 그가 이제 삶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알프레도는 그로부터 이틀간 더 누워 있었다. 그리고 몸의 열이 내려갔다. 다시 일어나서 자신의 쪽지를 잘 접어서 가슴에 있는 포켓에 잘 넣었다. 아무것도 없는 그에게 지금 갖고 있는 것은 마음과 이 쪽지 하나였다. 삶을 낭비했다는 것은 현재의 삶을 열심히 살기만 했을 뿐.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위한 계획, 실천, 비전 등이 부족했던 것을 깨달았다.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을 그냥 방관하는 이상 그의 삶엔 변화란 있을 수 없었다. 


알프레도는 그 길로 도서관을 갔다. 


 언젠가 선생님께 위대한 사람들은 책을 통해 인생을 변화시켰다는 이야기를 어렴풋 들었던 것이 기억이 나서였다. 하지만 수많은 책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없어 한숨을 계속 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말을 걸었다. 


지역 도서관


왜 그러시나요? 찾는 책이 없으신가요? 도와드릴까요?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는 사서가 그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했다. 알프레도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했다. 


소용없습니다. 저는 책을 보지 않은지 벌써 10년은 다 되어 갑니다. 심지어 학교에 다닐 때도 책을 보지 않았으니 사실 저는 책을 거의 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러니 어떤 책을 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어떤 것을 보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사서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누구나 처음의 시작은 막막하기 마련이죠. 저도 책을 뒤늦게 보기 시작해서 이제는 책이 없으면 허전한 삶을 살고 있어요. 어떤 분야의 지식을 원하시는 거죠? 


알프레도는 머리를 긁으며.. 


 그냥 요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안 해보던 일을 찾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막막하네요. 


사서는 손을 가리키며 어디론가 안내했다. 


 그럼 잡지 섹션을 가보시면 어때요? 우리 도서관에서는 전국에서 출시되는 잡지는 물론이고 해외의 잡지도 다수 확보하고 있어요. 요즘에 PC라는 개인용 컴퓨터에 대한 잡지도 인기랍니다. 


알프레도는 눈이 커지면서 물었다. 


PC요? 컴퓨터와 관련된 잡지가 있나요? 그건 전문가들만 다루는 게 아닌가요? 


알프레도의 반응은 당연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고 가정용 PC와 노트북이 흔하지만. 당시엔 PC보다는 TV와 신문이 더 흔한 매체였기 때문이다. 알프레도는 사서가 안내해준 잡지 코너에 앉아 잡지를 한 권 쓱 빼들었다. 


애플, 윈도즈? 


아무것도 모르는 내용이었다. 컴퓨터는 만져보지 못했던 그에게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따로 메모를 하기도 했다. 그래도 모르는 부분 투성이었다. 그렇게 날은 어두워졌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알프레도는 일어나면서 잡지를 제자리에 꼽아 두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사서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계속해서 인터넷이라는 단어와 PC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PC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그것과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 들으 모두 웃고 있을까? 단순히 반복적인 일을 하던 그로썬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무엇이든 지겨운 일이 많았고. 보람보다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가 많았다. 


매일 이렇게 잡지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두 달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일을 하지 않고 모아 놓은 돈으로 버텨 보았지만. 결국 돈이 다시 떨어져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알프레도는 일을 하는 와중에도 PC와 인터넷이라는 연결성에 대해 되뇌었고. 잡지에 광고를 낸 동호회에 방문한다. 


동호회


 모두 안경을 쓴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 흥분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저기.. 안녕하세요. 


동호회 장소를 방문해보니 대학교였다. 대학교 안에서 동호회를 만들고 일반인들 역시 확장해서 모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학을 다니지 않은 그에게는 문턱이 높았던 대학교가 갑자기 친근해졌다. 


와우~!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밝게 맞아주는 그들은 알프레도에게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알프레도가 그 지역의 최초 일반인 동호회 방문자였던 것도 아마 이유였을 것이다. 


자, 일단 여기에 앉으시고 명찰을 하나 붙여 드릴게요. 서로 이름을 외우기도 쉽고 이야기도 나누시고. 아참 오늘은 동호회 회장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애플파이를 마음껏 즐기시면 됩니다. 맥주 좋아하시나요? 그럼 저기서 마음껏 꺼내 드세요. 


그날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러나 알프레도는 왠지 모르게 흥미진진한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아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젊은 이들의 함성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울렸다. 그렇게 매주 방문하던 중에 알프레도는 동호회 사람들의 결심을 듣게 된다. 


우리도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역사적 흐름에 참여해야 해. 
맞아요. 우리도 우리만의 PC를 제작해보자.
아니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해야 해. 인터넷과 관련된 기술을 마련하지. 


알프레도는 인터넷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PC와 인터넷에서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라는 것을 잡지에서 본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의견을 냈다. 


현재 PC로 즐길 것이 없으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서비스 어때? 


모두 알프레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자기들끼리 떠들기 시작했다. 


정리가 되지 않자 이제 투표를 하기에 이른다. 


1. 스몰 PC 제작. 

2. 소프트웨어 제작. 


이렇게 크게 나뉘게 되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팀과 PC제작팀으로 나뉘는 상황이 되었다. 동호회 내부에 두 개의 팀으로 나뉘게 되면서 알프레도는 소프트웨어 팀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팀에서 알프레도는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알프레도는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쪽지 한 장에 써넣은 결심이라는 것을 친구들과 나누었다. 그 친구들은 알프레도의 이야기를 존중했다. 인터넷 소프트웨어에서 사람들의 삶을 낭비하지 않고 모두가 모두의 삶을 존중하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한다. 처음에는 팀원인 5명만이 접속하는 서비스였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첨차 영역이 확대되었다. 


소문은 소문을 만들어 1개월 만에 100만 명의 가입자를 돌파했다. 인터넷을 통해서 즐길 것이 없었던 당시에 사람들의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네트워크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 현재 포털 서비스의 근간이었다. 알프레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포털 서비스의 중역이 된다. 알프레도는 스톡옵션으로 1000만 달러를 받았다. 


물론 남들이 말하는 CEO의 성공스토리는 아니었지만. 그에겐 쪽지 하나의 결심으로 인해서 1000만 달러를 벌게 된 것이다. 결심했고 실행했다. 단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빠른 결단과 행동이 비결이었다. 그는 강의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강연장


강연장에서 세바스챤과 친구들은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을 뿐. 그동안 자신들이 배워온 인생과는 너무 크게 다른 것에 깜짝 놀랐다. 단순히 자신이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에서 그 사람이 그렇게 큰 부자가 되었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알프레도는 이상한 제안을 했다.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들께 종이 한장식 나눠주겠습니다. 이곳에 부모님의 사인을 받아오세요. 그럼 저는 여러분들께 1000달러씩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가 더 듣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부모님의 싸인이 아닌 여러분의 이름을 적어서 학교에 오시면 됩니다. 


제 강의는 1000달러가 1인당 최소 강연비입니다. 이 짧은 시간에 그 모든 것을 밝힐 수 없어서 무료가 아닌 유료 강의를 여러분들이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나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의 아이들에게 모두 돈을 나눠주게 될 경우 무려 1억 원이라는 금액이 알프레도의 주머니에서 나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부를 하는 동시에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제시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이들은 각자의 선택대로 종이에 사인을 하게 될 것이다. 


세바스찬과 친구들은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1000달러는 정말 큰돈이다. 아이들은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는 단위에 놀라고 말았다. 아이들은 모두 당연히 1000달러의 현금을 선택할 것이다. 강의 시간에 졸던 아이들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그것을 보면서 부자인 알프레도는 안타까워했고. 제안한 결과가 어떻게 될지 내일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비행기 


 이야기를 듣던 그는 다시 말을 끊었다. 부자의 예언서 이야기보다 그 1000달러를 어떻게 받았는지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그는 그리고 세바스챤에게 어떤 선택을 했는지 조르며 물었다. 


그렇다면 세바스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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