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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May 29. 2019

왜 하필 지금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러나 준비과정에서 노력한 만큼 결과를 완벽히 거두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며. 완전히 패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결정적 순간에 작은 일 하나로 모든 것을 잃게 될 때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왜 하필이면 지금인가.'


보통 성공신화를 보면 거창하다. 그래서 무언가 일  풀리기 위해서는 대박이 필요한 것 같고. 우리는 그 대박을 기대하며 살게 된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성공신화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안에는 눈물의 역사가 존재한다. 어쩌면 9번 실패를 하다가 마지막 한 번에 성공으로 9개의 이야기는 에피소드로 바뀌는 경우가 태반이다.


현재 상황이 실패라면 어쩌면 내 인생에 저주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주변의 방해물로부터 모두 벗어나거나 완벽한 상황을 기대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쉽게 개선은 안된다. 왜냐하면 환경 안에 내가 있고. 내가 곧 환경이기 때문이다.


자잘한 사건 사고는 늘 일어난다.


그러나 원래 일상은 그런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들에서 터지는 사건들은 모두가 방해꾼은 아니다. 멸균실에서 모두 사라지게 해야 할 균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MC였던 주병진이라는 분이 있다. 그는 사회적으로도 성공했으며. 막대한 부를 일궜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 가장 비싼 팬트 하우스에서 산다. 궁궐같이 넓은 집에서 사는 그는 표정이 좋지 않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 주변에 방해되는 것들을 모두 없앴다. 그리고 지금 남은 건 돈과 강아지. 나에겐 가족이 없다. 그래서 외롭다.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절대 과거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게 늦었다.'


대리석이 깔린 그의 집은 고요하다. 주인이 없을 때는 강아지만 덩그러니 있어. 그 강아지 조차 외로워 보인다.


이게 바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가치다.


우리는 이제 효율을 외치며 빨리빨리만 하다가 모든 것을 잃게 생겼다. 어떤 이는 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지만. 모두가 재벌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건은 혼자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 그런 사건은 다른 말로 하면 추억이 된다.


2004년 여름 친구 10명과 베이징에 장사를 하기 위해 떠났다. 너무 더웠고 힘들었다. 거기에 장사는 실패로 끝났다. 들고 간 물건 대부분을 들고 오는 사태에 이르렀다. 당시엔 심각했지만. 이제는 다 지난 일이고 추억이 되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개고생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재밌기까지 하다.


늘 왜 나에게 이런 힘든 일이 벌어지나 고민할 때가 있다. 그리고 남을 원망하고 나의 행동에 후회를 한다.


하지만 오래전 일로 남을 원망하면 추억조차 되지 않는다. 그저 나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유령처럼 되어 버린다. 본인만 힘들고 남들은 알아주지도 않는다. 그렇게 마음의 병이 깊어질수록 세월만 야속하게 흐른다.


100% 내 마음대로 되어버려서 성공하게 되면 문제점도 많다. 그건 모든 상황이 통제되었음을 의미한다. 옆에 사람은 숨소리도 내기 힘들며. 주변의 모든 것은 부자연스러워진다. 만약 내 주변 사람이 나에게 가식만 떨고 아무도 나에게 진심이 아니라면 어떨까. 가족조차 말이다. 진심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오는 산 냥이도 귀하다. 어질러 놓고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것도 반갑다.

매일매일 성장하며 사건 사고를 만들어주는 딸아이도 귀하다.

힘든 일을 함께 하며 같이 살아가는 아내도 귀하다.

희로애락을 함께 해주는 친구들도 귀하다.


원래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사건 사고가 추억으로 계속해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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