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키가이는 어디에.
“정말 많은 시간, 나는 나의 이키가이를 찾아 떠났다."
그리고 운명처럼 나의 이키가이를 하나씩 만나게 된다.
처음 일본에 갔을 때만 해도, 이키가이가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그런데 일본에서 사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일을 할 때 장인정신이 깃든 모습을 보면서 묘한 충격을 받았다.
‘왜 저들은 그렇게 한 가지 일에 미쳐 있을까? 왜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몰입하듯이 일할까?’
스스로도 “나도 무언가 하나에 푹 빠지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건 아니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현실적인 ‘돈’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그러면 또 ‘잘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막상 잘하는 일이 행복이랑 별 상관이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오더라.
돈을 많이 버는 일에 집중해봤지만, 돈만 벌린다고 영혼이 충만해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돈이 생길수록 마음이 더 공허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그렇게 여러 번 고민이 깊어질 때마다, 일본·한국·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를 오가며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독특했던 건, 각 나라의 풍경만큼이나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달랐다는 거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자신의 ‘가치’를 위해 생활비가 넉넉지 않아도 즐겁게 일하고, 또 어떤 이는 돈이 넉넉해도 영혼이 매마른 느낌을 호소했다.
나는 나만의 생각과 삶이 명확하지 않으니,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알게 된 이키가이(ikigai)는, 마치 길을 잃고 헤매던 나에게 하나의 지도가 되어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네 가지가 겹치는 지점을 찾아가는 여행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꽤 의미 있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지, 평생 해도 지루하지 않을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나는 과연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 수많은 질문과 마주해야 했지만, 그 질문 하나하나가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으니까.
처음에는 나만 흔들린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갈증을 안고 있더라.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그리고 돈이 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고, 그 사이에서 내 영혼이 정말 행복한지 의심하는 순간 말이다.
누군가는 이키가이를 '단순히 취미 찾기'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건 우리가 삶의 본질을 고민할 때 꼭 필요한 네 갈래의 교차점 같은 거라고 느꼈다.
아직 내 이키가이가 완전하게 정립됐다고 단언할 순 없다.
그래도 언젠가부터 ‘이게 내 인생에서 꼭 지켜야 할 축’ 같은 게 생긴 기분이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조금씩 접목해보고, 그러면서 세상에 필요한 일을 고민하고, 그로 인해 보상(재미·돈·자부심)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아직은 서툴고 어설프지만, 이 길 위에서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언젠가 진짜로 자신 있는 모습으로 서 있게 되겠지.
이 여정에서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너무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그랬지만, 흔들린다는 건 아직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일을 시도해보며, 언젠가 갑자기 ‘아, 이게 내 이키가이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 올 거라 믿는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나로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선명해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