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사
시
이 광
어두움 지워내고
이제 시가 나를 쓰네
영혼의 다락방에
초 한 자루 타는 밤
찻잔에
나를 따른다
우러나라
우러나라
첫인사를 저의 졸작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고유의 정형시 시조를 소개하는 이 지면을 통해 만나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시대 정신이 살아 숨 쉬는 현대시조의 미학적 접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조의 기본은 단시조로 초장, 중장, 종장이라는 3장의 구조를 가집니다. 45자 내외로 생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단시조는 모바일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문학 장르입니다.
두 행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첫 연은 초장으로 시상을 여는 길목입니다. 어두움 속에서 찾아낸 시 한 구절은 정녕 빛과 같습니다. 어두움을 지워낸 자리엔 나의 실존이 있습니다. 둘째 연이 중장입니다. 시상을 펼치는 자리인데 글쓰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초 한 자루 타고 있는 영혼의 다락방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종장은 2연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행갈이를 계속함으로써 한 편의 시를 이루기까지의 시간 경과를 나타내는 효과가 있지요. 초장에서 시가 나를 쓴다고 한 진술은 종장에서 ‘찻잔에/나를 따른다’라고 연결이 됩니다. 그리고 종장의 후구 ‘우러나라/우러나라’ 하며 주문을 외우는 듯한 결구는 창작에 임하는 시인의 정성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첫날부터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