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노동 3일 차,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by 서하루

내가 일하는 청소 업체에서는 식탁, 테이블, 전자레인지 등을 닦는 용도로 '(남은)소주 + 린스 + 주방세제'를 섞어 만든 <수제 만능 클리너>를 사용한다. 왜 시중에 판매하는 전용 클리너를 구매하지 않는지 영자님에게 물었을 때는 "소주가 가장 깨끗하게 잘 닦여요"라는 대답을 들려줬고, 또 다른 동료인 상윤님께 물었을 때는 "매니저인 영자님이 친환경 주의자여서요"라고 답했다. 소주의 세정 능력에 대해 의심을 품으며 마지막으로 챗GPT에게 물어봤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소주에도 약한 세정 능력은 있어요.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세제’ 수준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정도입니다." 아무튼 나는 소주를 버린 죄로 그 뒤로 한 시간 가량 영자님에게 소주로 청소를 안 해봤는지, 전에 일하던 청소일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았는지 등등을 심문당했고, 결국 나는 그녀에게 청소일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영자님은 본인만 알고 있겠다며 "경력이 무슨 소용이에요. 일만 잘하면 됐지"라고 쿨한 친환경 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나는 점점 숙소 청소일에 익숙해져 가는 법을 배워갔다. 그런데 딱 3일 차가 되던 날부터 허리에 이상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청소일은 허리를 구부릴 일이 많고, 또 생각보다 무거운 짐을 들어야 할 경우도 많다. 화장실 청소는 거울 닦을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허리를 숙이거나 쭈그려 앉아 오염과 물기를 닦아야 했다. 각양각색 청소 도구가 많이 발전했지만 가장 저렴한 물건으로 찾아 주문하는 우리 업체에서 사용하는 밀대, 청소기, 그리고 돌돌이는 162cm 키의 내가 허리를 펴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짧다. 물에 축 젖은 수건과 벗겨낸 침구류를 담은 세탁물 주머니는 한 방을 청소하고 나면 내 몸통만 한 크기로 부풀어 올라있는데, 청소가 모두 끝나면 이 무겁고 검은 덩어리를 반층 위에 있는 선반 위로 올려놔야 세탁업체에서 수거해 갈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써가며 일했더니 금방 허리에 무리가 온 것이다. 오른쪽 허리 통증은 누워있을 때도, 서있을 때도, 앉아있을 때도 나를 괴롭혔고, 통증이 너무 심해지자 왼쪽발에 체중을 싣고, 오른쪽 발을 들어 양말을 신을 때마다 '악' 소리가 절로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체력도, 요령도 없는 내가 과연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이 허리 통증은 과연 사라질 수 있을까? 오늘도 새로운 걱정과 근심이 천근만근 무게로 나를 압박했다.


우리가 "친환경(?)" 소재인 소주로 만드는 만능 세정제와 걸레
검고 커다랗고 무거운 빨래 주머니는 계단 반층을 올라있는 선반에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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