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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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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루 Apr 27. 2024

엔젤링 속에서 키스하다

늦은 봄이 찾아오기 전이었다

곧 비비추가 피어나려 하고 있다

어린 홍매화는 벌써 잎을 떨구기 시작한다


저녁에도 이른 아침에도 숲을 산책했다

그곳에는 무엇보다 엔젤링이 있었기 때문에

우린 낡은 푸른 빛으로 둘러싸인 그곳을 좋아했다

블루 엔젤이 서있는 동그랗고 커다란 엔젤링을


엔젤링에 들어가는 순간엔 시간이 멈췄으므로

그렇게 우리는 이 시간을 계속 유예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른다


우리는 숲을 떠날 수 밖에 없었고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지나가는 시간을 붙들 수 없다


우리의 시간은 결국 그 푸른 엔젤링 속에 묶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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