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사 덕수 쌤(가명)이 힘들어한다. 학급 아이들이 무단으로 지각하고, 무단으로 외출하고, 무단으로 결석해서 마음고생이 심하다고 한다.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면 '선생님은 왜 저한테만 그러세요? 왜 애들 앞에서 저 꼽주세요?'라고 대든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덕수 쌤은 학생 면전에 대고 욕을 하고 싶다고 했다. 손찌검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덕수 쌤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무슨 말을 해줘야 위로가 될까?
고민 끝에 위로의 말이 생각났다. '그 학생을 연민으로 보세요. 불쌍하게 보면 돼요. 수십 번 지적하고 지도했는데도 삐딱하다면, 그냥 삐딱한 상태로 두세요. 본인 인생 본인이 책임지겠죠. 나중에 알아서 급히 수습하겠죠···아주아주 불쌍한 애니까 그냥 내버려두세요.'라고 말해줘야겠다."
윗글은 제가 마음고생이 심했던 날 썼던 글입니다.
저는 복잡한 일이 생기면 글로 풉니다. 초조함, 슬픔, 분노 등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하면 세세하게 글로 적어봅니다. 단, '나'의 관점이 아닌 '관찰자'의 관점으로 서술합니다. 저는 이러한 글쓰기 방법을 '나를 치유하기 위한 관찰자 글쓰기'라고 말합니다.
관찰자 글쓰기의 매력은 다음과 같은데요.
첫째, 사건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둘째, 해결책이 보입니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닥치면 곧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습니다. 종말이 머지않았다고 말합니다. 도저히 답을 찾을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합니다. 그런데, 자신을 무너트리는 일이 친구에게서 일어났다 생각하면 해주고 싶은 조언들이 마구마구 떠오릅니다. 수십 가지의 해결책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관찰자 글쓰기가 이러합니다.
셋째, 마음이 치유됩니다. 불쾌한 상황과 감정을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니 초연해집니다. 가끔은 우습게도 보입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져 거센 파도가 치던 마음이 잔잔한 호수가 됩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관찰자'가 되어 글을 써보세요. 비극처럼 보였던 일이 희극처럼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