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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May 24. 2019

나라마다 독특한 해장 문화(스페인편)

스페인 사람들은 숙취 해소용으로 초콜라떼를?!


엊그제는 일을 마치고 가볍게 동료와 치맥을 하기로 했다. 맥주 한잔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그 동안 고달팠던 일상 에피소드를 하나 둘 꺼내놓는 순간 맥주 소주 할 것 없이 다양한 주류가 내 목청을 지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그 다음날 아침에 우유찐빵처럼 얼굴이 동그랗게 부어 오른 것은 물론이고 속도 너무 안 좋았다.


오전을 비몽사몽으로 쓰린 속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이를 보다 못한 동료가 같이 해장이나 하러 가자며 근처 콩나물국밥집으로 데려갔다. 역시 한국사람답게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시원한 콩나물국을 숟가락으로 한입 푹 퍼 먹으니까 약간 얼굴에 땀이 나기 시작하면서 쓰린 속이 조금씩 누그러졌다. 뭔가에 얹힌 듯 갑갑했던 마음이 콩나물국 한 그릇에 확 뚫리는 느낌이다. 

"아, 시원하다 시원해."


하루 마지막을 장식하는 술은 달콤한 유혹이다. 게다가 치킨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술도 좋아하지만 술을 하지면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참 좋아하는데 예전에 몇몇 분들이 술을 마시다 너무 취하셔서 내 앞에서 춤까지 추었던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이후 건강검진에서 간을 조심하라는 황당한 결과를 통보해 이후 술을 정말 많이 자제하고 있긴 하지만.....술은 달콤한 유혹이라면 그 다음날의 콩나물국은 천사같은 엄마같다. 

"고생 많았다. 이거 먹고 속 풀거레이~" 

얼큰한 찌개나 콩나물국을 먹은 뒤 땀을 좀 빼면 그제서야 속이 풀리는 느낌이다. 


스페인의 오렌지 술




문득 스페인에서 술마셨던 기억이 생각난다. 스페인은 맛있는 요리만큼이나 술도 무척 다양해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친한 언니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술이 맛있어 한 모금 두 모금 홀짝 홀짝 마시게 된다. 결국 속이 망가질 때까지 마실 때도 종종 있는데 이때 우리가 해장했던 방법은 ‘쇼콜라떼와 츄러스’였다. 스페인도 우리나라처럼 해장 문화가 있는데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뜨거운 쇼콜라떼를 마시거나 츄러스를 찍어 먹으며 해장을 한다. 술과 달콤한 초콜릿은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초콜릿에 들어간 타우린, 카테킨 성분이 알코올 분해를 돕는다고 한다.



간단히 아침 식사로도 쇼콜라떼를 마시고 추운 날 길거리에서 쇼콜라떼를 파는 가게들이 많으니 숙취 해소가 필요하다면 쇼콜라떼를 한번 마셔보는 것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콩나물국보단 별로였지만 워낙 초코렛을 좋아해서 은근히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하긴 초콜릿 안에 술이 들어간 것도 많으니까 완전 어색한 조합은 아닌 것도 같다. 나라마다 특징있는 해장 문화를 보면 참 문화별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




* 흩어지는 순간은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책 <맛있는 스페인에 가자>에서 발췌하였습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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