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후에 떠오르는 단상들에 대하여
이 책은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로 시작된 이야기이다. 정말 좋은 장소를 갈 때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 섬도 언젠가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록하였다. 막연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작년에 그 소중한 사람이 아프면서, 과연 내가 그동안 갔던 장소들을 함께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비롯해 내 주변 사람들 중 아팠던 사람은 없었기에 무척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물리적으로 함께 여행을 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엄습해 왔다. 한정된 시간 안에 내가 느꼈던 장소를 직접 함께 여행할 수 없다면 글로, 사진으로나마 남겨서 전달을 하고 싶었다. 나 역시 한정된 시간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일 테니 기억이 더 증발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기록을 해서 내가 느꼈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편지글로 기록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다행히도 완쾌를 하셔서 책이 아닌 현실에서 함께 혹시 갈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있다. 설사, 못 가게 되더라도 아쉽진 않을 것 같다. 이미 책으로 선물을 드리고 내가 느낀 솔직한 감정들을 전달하였으니 말이다.
생각보다 작업이 버거웠던 이유
독립출판물로 나온 다음 고백을 하는 것이지만 한 권으로 나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다른 여행책들은 출판사와의 정확한 약속 날짜가 있다. 마감 기한과 목차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독립출판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신 누구 하나 재촉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안 쓰면 안 나오는 것이다. 자유도가 커지니까 아이러니하게 원고를 쓰는 게 더 어려웠다.
내가 어려움을 느낄 때, 다른 작가분들이 쓰신 독립출판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글쓰기 싫을 때마다 책을 읽었다. 가끔은 책을 읽으면서 심취해 내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으며 책을 읽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책을 읽다가 어느 시점에, '아 나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한 줄 한 줄 글을 쓸 수 있었다.
의외로 디자인은 재미있었다.
글 쓰는 것은 힘들었지만 책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총 2권의 가제본 책을 만들었는데, 내 손으로 직접 프린트하고 실로 엮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다. 가제본을 한 뒤 책 표지를 디자인하는 과정은 더 흥미로웠다. 색상도, 판형도 모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기성 출판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후가공들을 내가 만드는 책이니,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딱 100부만 인쇄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만지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
책의 표지는 2가지 버전으로 테스트를 하였다. 하나는 지금 색깔, 그러니까 오렌지 빛깔의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형광 핑크색 버전이었다. 약 10명 정도의 지인에게 색상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고, 몇 번의 종이 테스트 결과 현재 버전의 색깔로 최종 아웃풋이 나오게 되었다. 남편은 끝까지 핑크색 버전이 더 세련되었다고 하여 한참을 망설였다. 남편은 패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지라 색상 배치를 감각적으로 하는 편인데, 그런 남편의 안목을 믿어서 더 고민을 하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멀리서 보았을 때 가독성이 많이 떨어져 오렌지톤으로 인쇄를 감행하였다. 과연 핑크색 버전이 나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종종 해보게 된다.
독립 출판을 해보고 느낀 점은
내 손으로 뚝딱뚝딱 만드는 일은 꽤 재미있는 일이었다. 다음 버전의 책 아이디어도 몽글몽글 떠올랐다. 좋아하는 장소에 대해 계속 다루고 싶다. 왜 그 공간이 좋았는지, 공간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지 잊히기 전에 박제하여 오랫동안 좋은 기록을 추억하고 싶다.
독립 출판은 누가 강제로 시키는 사람도 없고, 안 한다고 혼내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뒤로 미뤄지기가 쉽고, 느슨해지기 쉽다. 꾸준히 오랫동안 작업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자기 관리를 할 필요성도 느꼈다.
독립 출판이니 너무 시장성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나를 위해, 나의 만족을 위해, 내가 보고 싶은 글들을 쓰고 싶다. 가장 나다운 글을 쓰면서 생각하고 쓰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싶다. 예를 들어 나는 호떡과 부대찌개를 참 좋아하는데, 언젠가 이들의 맛집에 대해 글을 쓰고 싶다. 제작부터 홍보, 판매까지 꽤 버거운 일들의 연속이지만 그런대로 꽤 보람 있고 성취감이 높은 과정이었다.
Island of Spain Lanzarote 입고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서울 중구 : 노말에이 @normala.kr, 스페인 책방 @spainbookshop
서울 용산구 : 스토리지북 앤 필름 해방촌점 @storagebookandfilm
전북 전주시 : 에이커북스 @tuna_and_frogs
살림책방 @sallim_books
전북 군산시 : 조용한흥분색 @colors.ordinaryday
광주광역시 : 러브앤프리 @lovenfree_book
부산광역시 : 스테레오북스 @stereobooks
제주시 : 라바북스 @labas.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