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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수현 Feb 02. 2021

논란의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

넷플릭스의 이웃사촌 담구기

  넷플릭스 다큐인 소셜 딜레마(링크).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IT 종사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관련 직무라면 이미 알고 있을 법한 내용들이 많은 편. 하지만 이를 문제적인 시각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시킨 콘텐츠라 많은 논란이 되고 있고, 페이스북이 이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을 하기도 했다. 거대하게 성장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는게 주된 내용이다. 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너무 편향된 시각의 글이 될까 두렵지만 페이스북의 해명(관련기사)보다는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지금까지의 현실에 조금 더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서로가 주장하는 내용과 내 의견을 곁들인 글.


1.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사용자를 ‘중독‘시키는 것이 제1목 표이다

VS 중독이 아닌 가치 창출을 위한 제품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유저들은 항상 존재한다.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 그리고 누구에게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누군가와 연결될 기회가 열려있다.

하지만 동시에 플랫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가능한 오랫동안 머무는 것’ 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고도화된 컴퓨팅과 머신러닝으로 거미줄과 같은 추천 기능을 24시간 가동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알고리즘에 휩쓸리는 것을 싫어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하지만 사용을 중지하거나 전혀 새로운 계정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알고리즘을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다. 콘텐츠는 물론이고 광고까지도 해당. 최근엔 이런 추천 알고리즘을 끌 수 있는 옵션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플이 조만간 사용자 기기 식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마케터들에게는 거의 재앙에 가까운 내용임에도 이를 환영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러한 거미줄에서 유저들을 조금이나마 보호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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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를 제품화 한 광고 상품을 개발했다
VS 플랫폼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채용했을 뿐이다

물론 광고가 없었으면 우리는 지금처럼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들을 돈 내고 써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료 정책을 채택한 데에는 플랫폼을 성장시키고, 시장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측면에서의 접근도 강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그로스 해킹을 발명하고, 실리콘밸리 성장전략 바이블을 만들어낸 플랫폼들이 하는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플랫폼들의 광고 상품은 ‘유저‘가 아닌 ‘유저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에 가깝지만,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은 곧 데이터로 존재하는 객체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은 아니기도 합니다. 다만 다큐에서 조금 자극적인 모양새로 편집한 흔적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1번에서 언급한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보다 더 강력하다고 느끼는 것은 각 플랫폼들의 광고 머신입니다. 단순한 콘텐츠 소비가 아닌 구매 ‘행위‘를 ‘유도‘해내는 알고리즘이기 때문이죠. 소셜 미디어들은 실제 오프라인 삶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3. 추천 알고리즘은 가짜 정보와 뉴스들을 더 자주 접하게 만들고, 의견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지만 이미 플랫폼들은 이걸 컨트롤할 능력을 잃었다
VS 우리는 항상 가짜 뉴스와 양극화를 부추기는 콘텐츠와 싸워왔다.

1번에서 말한 ‘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쉽고도 어려운 방법은,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들을 골라서 추천해주는 방법입니다. 이걸 IT기술과 데이터, 알고리즘으로 해낸 게 현재 거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입니다.

다시 말해 유저가 좋아하기만 하면, 이 정보가 가짜인지, 왜곡되어 있는지 따위는 별 상관없이 추천해왔던 게 현재까지의 행보입니다.

양극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 드러나는 곳은 정치적인 콘텐츠들인데, 원래 본인이 좋아하는 정치성향의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결국은 정치성향의 양극화를 심화시킵니. 균형 있는 시각을 기를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점들은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고 플랫폼들의 자정 노력도 있었지만 해결책이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소극적인 대처라는 비판이 많은 편입니다. 플랫폼들이 통제력을 잃었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고, 통제의 수준을 높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결론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처음부터 악의를 가지고 디자인된 것은 절대 아니다. 더 긴밀한 연결, 무료로 내가 만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무한한 바다가 그렇게 나쁠게 무언가?

또한 광고 플랫폼으로서도 많은 비즈니스들이 이에 의존하면서 이전보다 더 손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제품이 고도화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꽤나 큰 스케일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부작용들은 오프라인의 삶까지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온라인 상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은 없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꽤나 많다. 마치 금연처럼.

  어니스트펀드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민감한 것으로 다루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내용들이었습니다. 유저를 끌어들여 투자를 모집해야 하지만 그만큼의 정직과 신뢰를 담보로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투자 플랫폼. 때문에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더 깊은 고민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종종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잊어서는 안 될 가치들이 있고, 그 가치들에 기반해서 더 많은 유저들을 만날 수 있도록 고민하던 와중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다큐멘터리에서 각 플랫폼들을 상당히 사악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감안해서 감상하시고 반대되는 의견들도 꼭 찾아보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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