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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Mar 14. 2024

외로움을 잊는 방법

웅성거리는 소음과 빈틈, 결국 사람들 사이에서 온기를 찾는다.

웅성거리는 소음으로 주변을 채우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외로움의 무게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거워져, 어느덧 혼자 견디기 버거워지는 시점이 온다.


외로움을 마주 대할 때면 가만히 서서 하루를 돌이켜본다.

내 하루에 어떤 빈틈이 외로움을 불러왔는지 샅샅이 뜯어본다. 그 빈틈은 쉽사리 찾을 수 없다. 결국 수개월이 방치된 후 큰 구멍이 되었을 때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구멍으로 차디찬 바람이 세어 들어온다. 발목이 시리고 추위에 견딜 수 없어지면, 그제야 온기를 되찾을 궁리에 빠진다.


'구멍을 메꿀까'


인테리어 견적처럼 쉽게 짜 맞춰 비용을 내고 고치면 좋겠다. 하지만 견적을 내는 이도, 고쳐하는 이도 철저히 스스로이기에. 아무리 쉽게 고쳐보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결국 나는 적당히 널브러진 판자를 덧대어 구멍을 급히 막아본다.

내게 외로움을 가장 쉽게 잊는 방법은 소음에 나를 던지는 일이었다.


시끄러운 카페에 간다.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다. 웅성거리는 소음에 찬바람이 잠시 잊힌다. 따뜻한 커피와 적당한 소음. 주변에 언제나 시끄러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인지하며 살아가는 것.


잠시뿐이지만 커다란 구멍에, 사람들의 말소리를 엮어 찬 바람을 막아본다.


외로움의 시작도 사람이지만 외로움의 마무리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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