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하늘은 햇빛의 따스함이 반가운 듯 구름을 걷어내고 있었다.
유달리 집중이 되지 않는 날.
이래 저래 핑계가 늘어가고 있는 오늘이다.
해야 할 일이 있지만, 나는 핑계를 찾아 떠났다.
오늘은 햇빛이 높고 쨍해서 왠지 책상에 앉아 할 일만 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날이다.
벤치에 앉아 따스한 햇빛에 위로를 받다가, 올려다본 넓은 하늘은 햇빛의 따스함이 반가운 듯 구름을 걷어내고 있었다.
문득, 며칠 전 유달리 힘들다며 나를 찾았던 네가 떠올랐다.
전화를 통해 들은 네 목소리는 한눈에 보아도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약간의 서운함과 안도감.
넌 꼭 힘든 일이 있을 때만 나를 찾는다는 서운함과, 가장 힘들 때 나를 찾아준다는 안도감이 마음속을 교차한다. 내 이런 마음을 알리 없는 너는 연신 나를 찾는다.
넌 아무런 거짓 없이 네 마음속을 털어놓았다. 마치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했다. 가끔 너의 너무 큰 솔직함은 나를 좀 당황시킨다. 이내 순수한 줄 만 알았던 너는 대화 속에서 못된 개구쟁이가 되었다가, 또 나쁜 한 명의 소년이 되었다가, 또 성인이지만 성인이 아닌 미숙한 모습을 보인다.
이야기를 끝마치고 마치 쉼표를 붙이듯 너는 깊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날의 네 깊어가는 한숨이, 오늘 본 널따란 하늘을 닮았다.
'그래 그랬구나'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어쩌면 넓은 하늘을 감싸 안은 쨍한 햇빛 같은 위로였을지 모른다.
'괜찮아. 그럴 수 도 있지'
내 말 한마디에, 네 걱정이 쉬이 거치길 바라는 오늘. 벤치에 앉아 나는 또 네게 전화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