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지 않아도 되는 말.

순수는 원래 없었다.

by 손바닥

순수하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순수하지 않다. 아니, 순수했었다. 아마 난 갓 스무 살이 됐을 무렵부터 순수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을 전부 가진 기분을 느꼈을 무렵, 나는 아마 순수를 잃어버렸을 것이다.

잃었을지, 버렸을지

스무 살의 나는 그저 어른이 된 게 좋았다.

하면 안 되는 일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되면서, 자유라는 명목을 빌려 나는 너무 많은 순수를 잃었다.

잃었을지, 버렸을지
그저 시간이 지날 수 록 없어져 가는 거였을지.

사실,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어른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훨씬 전 나는 이미 잃었을지 모른다.

그래 그렇다. 나는 순수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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