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생각만 했다. 가끔 비공개 블로그에 일기처럼 아무말을 남기기는 했지만 그건 그냥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적는 거라 글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글쓰기는 너무 아득하게 느껴졌다.
대체 뭘 쓰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이미 수많은 글이 넘쳐나는데 내가 보탠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냥 소음이자 공해일 뿐 아닐까 걱정도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생각이 깊지 않고 글솜씨가 좋지 않다는 콤플렉스가 있어서 더 어려웠다.
마지막 다녔던 회사에서 만난 언니는 지금 그림작가를 하고 있다. 언니는 전에도 내게 글을 써보라고 권했다. 안그래도 항상 마음 한켠에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서 챌린지같은 거라도 해서 자꾸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생각에 그치고 말았다. 언니는 지금은 인스타에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여러 개의 챌린지를 올리고 있다. 그걸 보고 자극받아서 나도 혼자만의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블로그 계정을 따로 만들어서 글을 몇 개 올렸다. 조회수가 0인 글이 더 많고 어쩌다 찍히는 좋아요는 광고계정 같은 데서 읽어보지도 않고 누른 거여서 힘이 빠졌다. 남들이 볼 수도 있는 글을 쓰는 게 두려웠지만 일단 쓰기로 마음먹었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것도 뭔가 쓸쓸했다.
브런치가 있는 건 알았지만 여기 글을 쓰려면 작가 신청을 해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나는 감히 두드려볼 생각도 못했다.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해보고 시간이 좀 지나면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으려나 막연히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이대로 블로그를 계속할 것인가 고민하다 충동적으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블로그에 써뒀던 글을 몇 개 올렸는데 어설픈 글이었고 뭘 쓸 건지도 명확하지 않아서 크게 기대는 안 했다. 신청을 취소할까도 여러 번 고민했다. 그런데 오늘 작가가 됐다는 알림이 왔다. 오랜만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사실 공개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한 건 나를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소통하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어딘가에 내 글을 공감해주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담아서. 현실에서는 그런 사람을 보기가 힘들었으니까.
그저 묻어버리려 했던 기억들을 하나하나 글로 꺼내보려 한다. 어떤 글이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다 꺼내놓고 나면 나도 좀 가벼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