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데이터 읽기] 2019년 한해 거래건의 상위 1% 기준이다.
한때―라고 하기엔 근 10년간―는 종이로 된 뉴스'페이퍼'를
1면부터 정치, 경제, 스포츠를 거쳐 오피니언 지면까지 정독하던 때가 있었고
최근에도 '취미'로 뉴스를 보는데,
영화 감상도 아니고 '뉴스 감상이 취미'라는 것이 일견 어감이 이상하지만
저녁시간대에 특별한 일이 없을 때면 방송사를 바꿔가며 8시, 9시 뉴스는 물론 마감뉴스까지, 그 외 시간에는 YTN과 연합뉴스를 틀어놓고 화이트노이즈로 이용하곤 한다.
뉴스를 틀어놓고 작업을 하던 중에 솔깃한 헤드라인의 뉴스가 흘러나왔다.
서울,
아파트,
상위 10%,
20억 돌파
지난달 그러니까 작년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 흐름이 갈피를 못잡고 있고,
그마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후의 향방에 대해 궁금해하던 차다.
솔깃한 키워드로 대중의 관심사를 적절히 건드린 덕분인지 온라인 매체들도 앞다투어 보도했다.(출처는 아래에 따로 표시한다.)
서울 아파트 상위 10% 평균 매매가 20억원 돌파…강남3구 늘고 마용성 주춤
서울 아파트 상위 10% 평균 매매가 사상 첫 20억 돌파
- 직방, 국토부 실거래가 분석결과…2018년 대비 3억7709만원 올라
서울 아파트 상위 10% 매매가, 평균 20억원 돌파
- 역시 강남, 서울 아파트 상위 10% 중 80% 거래
서울 상위10% 아파트 평균 실거래 매매가 첫 20억 돌파
- 지난해 평균 21억3394만원 하위10%와 격차 더 커져…9.41배, 강남3구 고가 비중 80.6%…마·용·성은 감소
동일한 소스의 자료를 가지고도 다양한 표제로 기사를 뽑는 것이 눈여겨 볼 만하다.
어쨌든 출처를 따라가보니 다음과 같은 포스트가 나왔다.
국민의 과반 이상이 서울에 살고 있지 않는데 '서울' 아파트, 그것도 상위 10%의 평균 매매가격이 얼마인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내집마련, 주택 구입에 관심을 둔 실수요자든, 투자와 투기를 넘나드는 자본가든, 이처럼 특정 분위를 나누어 그 평균값을 취하는 게 그리 중요치는 않을 것이다.
아파트 평균 가격 20억 돌파라는 그럴싸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다시 한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기사에서 말하는 20억이란
작년 연중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위 10%의 평균이다. 재작년에도 물론 20억 넘는 아파트는 있었지만 평균치는 그만큼에 미치지 못했다는 거다.
앞서 나열한 기사의 타이틀을 보면 같은 내용을 다르게 말하고 있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링크도 걸어놨지만 각각의 출처는 [조선비즈], [동아/뉴시스], [이코노믹리뷰], [한겨례] 순이다.
표제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했는지 보이는가?
20억이라는 숫자에 혹할지 모르겠다. 필자처럼. 그래서
한번 직접 찾아봤고
그려봤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는 기사에 나온 그대로였고(일부 오차는 음.. 국토교통부 자료나 어딘가에 데이터 중복 혹은 누락이 있는 모양이다.)
과거는 왜 포함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으나 자료를 구했으니 이전 4년치도 추가로 그렸다.
사실 '2019년에 얼마'보다 더 궁금했던 건 현재, 2020년의 추세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다.
올해 계약 및 신고 건은 아직 데이터가 많지는 않았다. 신고기한인 60일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으므로,
2020년이 도래한지 20여 일이 지났으니 어림잡아 1/3쯤 신고됐겠지.싶지만 실은 아마 1/4도 안 될 것이다.
서울의 부동산에서 실거래 신고를 대체로 언제 하는지는, 아래 글을 참고해보면 좋겠다.
실거래 정보가 아직 적은 건 차치하더라도 평균 거래가가 현저하게 내려간 것은 사실이다.
대출이 막히고 각종 세부담이 늘어 거래가 꽁꽁 언 말그대로 거래절벽인 와중에 정부 인증 '초고가'아파트(15억 초과)나 '고가'아파트(9억 초과)의 거래는 더욱더 많이 줄어든 모양새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지만 1개 분위를, 그것도 그 안에서 평균을 내는 게 대중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최상위 아파트 가격은 100억에 육박한다. 익히 알겠지만 100억 + 1억 + 1억의 평균은 34억(!)이다. 그래서
평균의 함정을 피해보고자 중위 가격도 알아봤다.
역시나 중간값은, 아마도 5% 언저리에 있을 아파트 거래가격은 '평균 매매가'보다 전반적으로 낮았다.
좀더 알아봐야겠다.
상위 10% 말고, 절대 다수인 90%의 주택 보유자들과 예비 매수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1~10분위별 평균 가격이다.
2분위 즉, 가격순으로 줄세우면 100개 중 11~20번째에 드는 집값.의 평균만 해도 재작년엔 10억 미만이었다.
작년에 정말 가파르게 오르긴 한 모양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올랐다고는 말할 수 없다. 모든 아파트 가격은 그대로인데 고가의 주택만 주로 거래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마지막 10분위도 미미하게나마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계 소득분위와 실제 거래되고 있는 아파트 가격분위를 참조하여 소득에 부합하는 아파트 '가격대'를 찾아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끝으로 영양가는 없지만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내용으로 글을 맺는다.
1분위 내를 또 10단계로 나누어서, 그러니까 상위 1%부터 10%까지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을 알아봤다.
위와 똑같은 그림 같지만 금액 단위가 매우 다르다.
작년 기준, 37억 아파트를 샀다면 당신은 상위 1%.
26억대였다면 상위 2%쯤의 아파트를 매매한 것이다.
중산층 혹은 정말로 평균이라고 할 수 있는 5분위 아파트 가격을 줄세워보고
그림으로 그려보자.
(정확한 표현으로는 중간보다 약간 위, 대략 45%쯤 되겠다.)
1분위처럼 쏠림 없이 평균이나 중간값이 거의 일치한다. (반대로 10분위는 평균값이 중위값 이하였다.)
4억대면 '딱 중간이다'라고 할 수 있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2020년의 그래프가 지금과 같은 값을 유지할지
아니면 2019년에 수렴하게 될지 궁금하다.
비슷한 뉴스가 들려온다면 다시 한번 알아보겠다.
끝으로
0분위는 아니고,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건을 대상으로 알아본 평균과 중간값 및 등락률을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