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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나 Mar 13. 2022

NFT, 이제는 모를 수 없다.

도서 리뷰: 성소라 롤프 회퍼 스콧 맥러플린 지음《NFT 레볼루션》

이미지 출처 인터파크



UXUI를 공부한다면 한 번쯤은 꼭 들어봤을 그 단어, NFT. 온라인에서 접하는 단편적인 지식들로 대충 이해한 바로는 예술과 연결될 수 있는 가상화폐 비슷한 개념인 것 같은데... 게으른 나는 공부하길 귀찮아하며 그 정도 이해를 하고, 더 깊은 탐구를 미루어뒀었다.


하지만! NFT, 이제는 모를 수 없다. 최근에 참여하게 된 프로젝트가 NFT와 관련된 내용이라, 허겁지겁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책장에서 NFT라는 단어를 찾아 훑다,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계기는 그렇게도 단순했다. 


이제 아래로는 UXUI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NFT 레볼루션: 현실과 메타버스를 넘나드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의 탄생》을 읽으며, NFT에 대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느낀 점과 생각하게 된 지점을 간단히 적어 내려가려 한다. NFT가 뭔지 잘 모르지만, 알고 싶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한창 가상화폐 열풍이 돌던 작년, 나 역시도 가상화폐에 투자를 했었다. 20대라면 입에 매일같이 '코인'이 오르내리던 시기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그나마 우리에게 조금 익숙한 이 코인들이 '대체 가능한 토큰'이라면, NFT는 Non-Fungible Token, 즉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책에 나온 이 설명을 보고, 내 생각은 이렇게 튀었다. 아니 그래서, 토큰이 뭐고, 대체 불가능한 게 뭔데?


NFT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NFT와 관련된 용어를 아는 것이 필요했다. 



토큰은 특정 자산에 대한 암호화된 소유권과 거래내역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결국 블록체인상에 저장한 디지털 파일로, 특정 자산을 나타내는 파일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각종 유무형 자산을 토큰화 해 소장가치와 거래의 편리성을 부여하는 것을 "토큰 이코노미"라고 한다고 한다. 



대체 가능한 토큰은 개별 토큰에 고유성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토큰은 다른 토큰으로 "대체 가능한"것이다. 쉽게, 만 원짜리 지폐를 상정하면 된다. 친구가 만원을 빌려갔는데, 나중에 내가 빌려준 바로 그 만원을 돌려받길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같은 가치를 지닌 만원 지폐를 돌려받는 것이다.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것은 다른다. 만약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싸인 CD를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친구가 일반 CD를 돌려준다면... 우리는 친구와 다투게 될 것이다. 이렇게 그 자체로 고유성을 가진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 바로 NFT다. 


그리고 어떠한 대상에 대한 소유권을 블록체인에 저장해 주조하는 것을 "민팅"이라고 하고, 이러한 민팅 과정에서 이더리움(블록체인)에 지불하게 되는 수수료를 "가스비", 이렇게 가스비를 지불해 민팅을 하고, NFT 마켓플레이스에 작품을 데뷔시키는 것을 "드롭"이라고 한다.


곧, 간단히 말해


NFT는 영수증, 소유권 증명서 같은 거다. 블록체인 상에 저장되어 어떠한 유무형 자산에 고유성을 부여하고, 이 고유성을 가진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증명서이다.


민팅은 유무형 자산을 토큰화 하는 것이고,


드롭은 NFT 마켓플레이스에 유무형 자산이 데뷔하는 것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NFT는 따라서, 미디어 파일, 고유식별자(Token Identifier), 메타데이터(파일의 속성에 대한 설명으로 작품명, 계약 조건 세부내역 등이 포함)로 이루어져 있다. 





재미있는 점은 "미디어 파일"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게 되면 가스비를 더 많이 내야 하므로, AWS, IPFS와 같은 Off-Chain 서버에 저장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는 존재하지만, 원본 미디어 파일이 손상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치 미술품을 거래한 내역서는 가지고 있지만, 미술품을 도난당한 것처럼 말이다. 


어떤 트위터리안이 "NFT는 영수증을 돈 주고 사는 것"이라고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과연 NFT는 단순한 "영수증"일까?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저자들이 매우 흥분한 상태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굉장한 흥분 속에서 NFT의 미래를 매우 밝고, 이것이 우리의 삶을 바꿀 The Next Big Thing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괜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예로 들면, 온라인 상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예술창작가들이 있다. 하지만 그림체 도용 논란, 파쿠리(그림 위에 선을 따 그리는 것) 논란 등, 온라인 상에서의 예술은 복제가 너무나도 쉽기 때문에 보호받기 어려웠다. 빈약한 저작권법 아래 작가들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었다. 내가 그린 그림을 다운로드하여 누군가는 프로필 사진으로 저장하고, 누군가는 프린트해 포스터로 제작하고. 하지만 무엇이 원본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NFT는, 디지털 자산에 마치 실제 존재하는 작품처럼 "고유성" "희소성"을 부여할 수 있다. 그 점이 나에게 다가온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었고, NFT에 사람들이 이토록 기대하는 이유였다. 특히나 NFT 등록 프로세스에서는 창작자가 직접 다양한 범주로 내 작품의 희소성을 '설정'할 수 있었다. 세상에 단 한 점만 존재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 에디션으로 판매할 것인지. 하루 동안만 무제한으로 판매할 것인지 등을, 창작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 세상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흘러간다. 따라서 희소성은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큰 요소이다. 앤디 워홀의 하나뿐인 마지막 유작과 총 100개의 판본으로 제작된 작품 중 78번째 판본의 가치가 다르듯 말이다. 기존의 무한 복제가 가능해 가치롭게 여겨지지 못했던 디지털 자산을, 마치 미술관의 그림처럼 유한하며, 소장 가능한, 희소성이 있는 자산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NFT다.


책의 초반부는 이러한 NFT에 대한 개념과 이해, NFT 시장과 관련된 설명을 하고, 이후에는 다양한 NFT작품의 사례, NFT 작가 인터뷰 및 NFT의 미래 전망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나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NFT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던 것도 크지만, 다양한 NFT 작품의 사례들을 통해 나의 NFT에 대한 얕은 이해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미 메타버스와 함께 NFT 시장은 가늠할 수 없이 성장했고, 거래 금액 규모 역시 거대하며, 성장 가능성 또한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대충 NFT라는 게 있대, 정도로 알고 있던 나에겐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아직은 관련 법도 사례도 많지 않아 NFT에 대한 논란관 토론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디지털 공간의 무형 자산에 고유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새로운 www(world wide web)처럼, 디지털 공간에서의 '소유'에 대한 경험을 송두리째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나서, 짧게 스쳐 지나간 생각이 하나 있었다. 이론적으로 NFT화 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어떠한 권한, 유형 자산, 무형 자산 모두 NFT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내 사진을 찍어 NFT에 등록한다면, 나는 과연 그 4mb짜리 JPG 이미지를 NFT화 한 것일까, 혹은 "나"라는 사람을 NFT화 하게 된 것일까? 만약 후자를 의도하고 NFT에 "나"를 등록하게 된다면, 누군가 "나"를 입찰할 경우 "나"의 소유권은 그에게 넘어가는가?(실제 NFT 거래에서는 저작권을 넘긴다는 내용을 계약에 포함하면 저작권 역시도 넘길 수 있다고 한다) 과연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온라인 상에서 "나"를 소유하는 것과 오프라인 상에서 "나"를 소유한다는 것은 개념적으로 분리가 되는가? 혹은 될 수 있는가? 


NFT라 함은 마치 미래와 기술이 점철된 어떠한 첨단 개념처럼 느껴지지만, 오히려 책을 읽고 난 다음, 나에게 NFT는 소유에 대한 철학적 고찰처럼 다가오게 되었다. 






NFT, 이제는 모를 수 없다. 이 글은 NFT에 대해 알고 싶은, 한 NFT 입문자가 써 내려간 생각의 요약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NFT에 대한 지식이라던지, 혹은 내 생각과 다른 견해는 늘 감사히 받고 있다. 


부디 함께, 이 새로운 세계를 불러올지도 모르는, NFT를 공부해 나가며, 자유롭게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모쪼록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재미있게 읽혔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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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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