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스튜디오: Design Bridge
Design Bridge는 전 세계 5개 도시에 오피스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브랜딩 스튜디오이다. 240여 개의 디자인 관련 어워드 수상 실적이 있고 기네스 Guiness, 세이브 더 칠드런, 헬만 Hellmann's 등 다양한 기업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이 멋진 브랜딩 스튜디오의 암스테르담 오피스에 방문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Design Bridge 웹사이트: https://www.designbridge.com/
암스테르담 외곽, 낮은 벽돌 담을 따라 들어간 골목 끝에서 Design Bridge를 만날 수 있었다. 리셉션에서 안내받은 후 비치되어있는 태블릿 PC로 온라인 체크인(방명록을 남기는 듯했음)을 진행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로비의 휴식공간에서 나머지 학생들을 기다렸다. 잘 정리된 스튜디오 공간과의 첫인상부터 Design Bridge가 프로페셔널한 스튜디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업을 상대로 하는 브랜딩에 특화되어있는 만큼, 전체적인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자유롭지만 너무 가볍지는 않은, 전문적인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절대 딱딱하지는 않았다! Design Bridge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모두 발랄하고 친근했는데, 덕분에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 엿볼 수 있었던 작업 중 인상적이었던 작업은 양주 브랜드인 조니워커 Johnnie Walker Whisky 브랜딩 작업과 영국의 대표적인 차 브랜드인 포트넘 앤 메이슨 Fortnum & Mason 브랜딩 등이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익숙한 브랜드인 조니워커를 위해 진행한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 Design Bridge는 우선 기존의 조니워커가 가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도출된 ‘럭셔리’, '고급'이라는 Key Identity를 중심으로 브랜딩을 진행했다. 그들은 한 신진 조각가인 Arran Gregory와 협업하여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Arran은 조니워커의 캐릭터인 "조니워커"를 거울 파편들로 조형했다.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을 후원하는 Supporting artists 공익적인 브랜드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는, 똑똑한 브랜딩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니워커를 자주 보면서(자주 마시진 않았어요 정말입니다) 병의 캐릭터가 당연히 일러스트인 줄 알았지, 절대 사진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 캐릭터가 사실은 거울 조각들로 하나하나 조각한 조형물의 실제 사진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새삼 조니워커 병이 새로워 보였다. 수백 개의 조각으로 조니워커 조형물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보고 난 뒤에는 조금 감동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이런 게 바로 성공적인 브랜딩 아닐까?)
조니워커 프로젝트에서 또 좋았던 점은 전체적인 브랜딩과 함께 그 프로세스를 담은 비디오도 함께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잘 편집된 영상은 홍보자료로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과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브랜딩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렇게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살아 숨 쉬며 고객에게 다가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이라고 믿는다.
Design Bridge 또한 다른 암스테르담의 스튜디오들과 같이 학생들에게 다양한 인턴쉽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Design Bridge 암스테르담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분께서 인턴쉽 합격 비법(?) 들을 전수해 주셨다. (모두 집중!) 사실 별 내용은 아니고, (ㅎㅎ) 나라는 사람을 잘 담은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서 일단 한번 도전해 보라는 것! 겁낼 것 없고, 너의 스타일을 잘 정리해서 보여주면 된다고, Design Bridge는 늘 학생들에게 열려있다고 응원의 말을 남겨주셨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코멘트도 있었다.
"Design Bridge 인턴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면접 기회를 얻었다면 포멀 한 정장은 절대 입지 마세요!"
간혹 스튜디오 면접에 '입사 면접'이라는 압박에 Formal Suit를 차려입고 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비주얼로 승부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옷을 입고 오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자유롭고 내가 편안한 옷으로 골라 입고, 면접장에 포트폴리오를 잘 챙겨 들고 오기만 하면 걱정 없을 거라고! 오 그리고 절대 포트폴리오를 챙기는 것을 잊지 마~라고 당부하셨으니, 혹시나 스튜디오 면접을 보실 분들은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_^
Design Bridge는 인턴쉽 혹은 구인구직 관련 문의를 상시 공식 웹사이트의 Career란을 통해 받고 있다고 한다. 궁금한 점은 무엇이든 물어봐도 좋다고 하니, 메일을 보내 보는 것도 좋겠다.
네 번째로 소개한 Design Bridge를 마지막으로, 내가 준비한 암스테르담 스튜디오 방문기는 여기에서 끝이 난다. 4박 5일 동안 암스테르담 곳곳의 디자인 스튜디오 네 곳을 방문한 경험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스튜디오를 방문하지 않는 자유시간에는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수 있었는데, 사실 뭘 더 볼 것도 없었다. 암스테르담에서 딱 반나절을 보내자마자 내가 완전히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정말... 날 뻑가게 한 도시. 네가 처음이야.(??)
비록 스튜디오 방문기는 여기에서 끝이지만, 나는 앞으로 계속해서 브런치에 글을 쓸 예정이다. 고작 네 편의 글로 끝내기에는, 암스테르담이 정말 미치게 멋진 곳이기 때문이다. 또 암스테르담 말고도, 런던에서부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95일간 북반구(?) 횡단 여행을 하며 내가 시간을 들여 사랑한 것들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Mini... 티저로 생각해 둔 글감들을 적어보자면,
암스테르담 독립서점에서 괴랄한 출간 파티 가기
지금 네덜란드에서 가장 핫한 복합 문화예술공간, 요약해서 LGBTQ 클럽 - 입뺀 안 당하는 팁
런던에는 왜 독립서점이 없을까? 독립서점이 가고 싶어서 리즈 Leeds까지 비행기 타고 간 사람
디자인과가 소매치기 강도를 잡는 법: 아이폰 X 소매치기당하기, 그리고 3주 만에 되찾기
등 유럽에서 내가 보고 듣고 그리던 것들에 대해 쓰고 싶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내 별명이 유딩턴(유나+패딩턴)이다. 유당탕탕 여행하고 다녀서. 유당탕탕 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인생 덕분에, 앞으로 할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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