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기다려
비가 투둑투둑 우산을 치는 아침.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려고 아파트 앞 공원을 가로지르고 있었어.
유치원에 다다를 무렵 클로버 밭이 보이는 거야.
빗물이 투둑투둑 떨어질 때마다 빗방울을 맞은 클로버들이 고개를 까딱까딱하는 게 우습더라고.
귀여워서 아이와 둘이 우산을 쓰고 앉아 잠시 그 모습을 구경했지 모야.
그러다가 그중 클로버 하나가 클로즈업 화면처럼 눈에 들어왔어. 개 중에서 제일 크게 보였지.
잎이 네 개. 네 잎 클로버.
우아아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네 잎 클로버를 톡.
따고 보니 개 중 제일 큰 것도 아니고, 크기는 똑같았는데 얘가 내 눈에 뜨이려고 커 보였나 봐.
아이도 신이 나서 보여달라며 조르고, 손에 쥐어주니 만지작만지작 신기하게 쳐다보지.
이거 집에 가서 두꺼운 책 사이에 껴 놓고 말리자~ 너희들 꺼 3개랑 이제 엄마 것도 하나 생겼네.
정말 크기는 그랬어.
첫째 임신했을 때 발견했던 네 잎 클로버.
그 당시 살던 아파트 뒷길 산책로에서 산책하다가 발견했던 클로버 밭인데, 신기하게 그날따라 네 잎 클로버가 엄청나게 많이 눈에 띈 거지.
애기 꺼 하나 따고, 그 보다 좀 더 작은 거 하나 따고, 그리고 그 보다 또 좀 더 작은 거 하나 따고.... 그 외에도 더 보였지만, 세 개만 따자 싶어서 세 개만 갖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야. 그때 그 잎들을 신기해하며 그 당시 우리 집에서 가장 두꺼운 책들 사이에 하나씩 꽂아놨지.
그리고 다음 날 혹시나 싶어 다시 찾은 산책로 클로버 밭엔 네 잎 클로버는 커녕 세 잎 클로버도 듬성듬성 있었다지.
같은 장소였는데도 너무나 달랐어. 눈에 들아오는 클로버도 없을뿐더러, 몇 개 있지도 않았지. 뭐에 홀렸었나.. 묘한 기분을 안고 집에 돌아와 책에 끼워 놓은 네 잎 클로버들 확인했던 기억이야.
그 후로 그 작은 클로버 숫자만큼 아이들이 태어났고, 내게 행운은 행복이 되었지.
여전히 그 세 개의 네 잎 클로버는 우리 집에서 제일 두껍고 무거운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데, 오늘 또 하나를 찾아서 4개가 되었네.
하나는 엄마 것 해야지. 네 잎 클로버의 네 잎은 우리 가족인가 보다.
넷이 떨어지지 말고 꼬옥 붙어서 행복하라는 그런 의미일 거야. 그게 행운이지 뭐겠어.
우리 가족이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