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여울 작가님과 현재 클래스 101 에서 수강 중인 출판편집 과정의 K 편집자님이 추천한 책이다. 김진영 선생님께서 투병 중에 쓰신 책인데 임종 3일 전 섬망이 오기 직전까지 앉아 메모장에 글들을 쓰셨다.병상에서 어떤 생각을 얼마나 깊이 하게 되었는가, 죽음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는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죽음을 앞두고 쓴 글이지만 차분하고 아름답게 쓰여졌다. 선생님은 모든 것에 감사를 한다. 나는 죽음 앞에서 이렇게 차분할 수가 있을까? 나에게 죽음이 다가온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아마도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글을 쓸 것이고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할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을 공유하고 싶다.
"2017년 7월 암 선고를 받았다. 그동안 이어지던 모든 일상의 삶들이 셔터를 내린 것처럼 중단되었다.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고 환자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꼭 13개월이 지났다. 이 글은 그사이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을 지나간 작은 사건들의 기록이다. 환자의 삶과 그 삶의 독자성과 권위, 비로소 만나고 발견하게 된 사랑과 감사에 대한 기억과 성찰, 세상과 타자들에 대해서 눈 떠진 사유들, 혹은 그냥 무연히 눈앞으로 마음 곁으로 오고 가고 또 다가와서 떠나는 무의미한 순간들이 그 기록의 내용들이다. 폴 발레리와 롤랑 바르트가 쓰고 싶어 했던 모종의 책처럼 이 기록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 써진 사적인 글들이다. 이 글은 때문에 책의 자격이 없다. 하지만 한 개체의 내면 특히 그 개인성이 위기에 처한 상황 속 개인의 내면은 또한 객관성의 영영과 필연적으로 겹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가장 사적인 기록을 공적인 매개물인 한 권의 책으로 묶어보고 싶은 변명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이 나와 비슷하거나 또 다른 방식으로 존재의 위기에 처한 이들에 조금이나마 성찰과 위안의 독서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 반드시 변명만은 아니리라."
마지막 일기의 문장.
선생님은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죽음을 3일 앞두고 쓴 "내 마음은 편안하다" 이 문장이 내 마음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