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연애소설인가 싶었는 데 글쓰기 책이라서 너무 반가웠던 책. 이슬아 작가는 북저널리즘의 기획연재 인터뷰를 보고 알게 되었다. 좋은 책을 만나면 단숨에 읽게 되는 버릇이 있는 데 이 책도 그랬다. 책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는 지 궁금했는 데 글쓰기와 무엇을 사랑하는 마음은 굉장히 비슷하다고 한다. 부지런한 글쓰기는 부지런한 사랑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인을 사랑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를 이해하려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할지,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게으르고, 이기적이고, 나밖에 모르는 존재다. 사랑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나한테만 관심 있는, 자아가 비대해진 상태가 저자는 답답했다고 한다.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나만 중요한 상태’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하는 부분이 이 저자와 책에 매력을 갖게 됐다.
이슬아 작가에게 인상적인 부분은 초등학교때부터 일기를 꾸준히 썼으며 글방에서 7년동안 글쓰기 공부를 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글에서 내공이 느껴졌다. 나도 글을 6년째 매일 쓰고 있고, 2년째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지만 가끔 교포로 느끼는 어려움이 있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저자는 글씨기는 재능보다는 노력이라고 말을 해서 희망을 얻는다. 본인의 글쓰기의 최대치가 ‘브리짓 존스’ 의 일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독서를 했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나도 비슷한 이유로 필사적으로 책을 읽어 왔던 것 같다. 또 인상적이었던 문장이 있다.
“우리는 그리움을 동력으로 글을 쓰기도 한다. 롤랑 바르트의 말처럼 글쓰기는 사랑하는 것들을 ‘불멸화’ 하려는 시도다. 그런 글은 필연적으로 구체적이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린이들의 글쓰기 교사로 지내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아이들의 독창적이고 순수하고 재밌는 글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일일이 한 답장을 보여준다. 아이들과 일하는 이슬아 작가는 참 행복한 사람이겠다 싶었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웃는 순간들이 많다. 글쓰기와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