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몇 년 전에 출간되었지만 출간 당시에는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할 것 같아서 읽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에서 100쇄를 돌파했다는 글을 보고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요즘 어떤 일을 계속 노력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읽고 싶어졌다. 어떤 책이 확신이 들지 않으면 일단 서문을 읽어본다.
서문의 이 문장이 책을 계속 읽게 했다.
"아버지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만큼 저도 자라서 제 일을 좋아할 거예요. 저는 그냥 직업이 아니라 천직을 찾을 거예요. 매일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거고요. 거기서 가장 똑똑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가장 집념이 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겁니다."
저자의 일에 대한 생각이 좋았다. 누구나 천직을 갖고 싶지만 그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궁금했다. 책을 읽어보니 아주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진 않았다.
저자는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은 그 두 배로 중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윌 스미스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재능과 기술은 두각을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 꿈이 있는 사람,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는 개념들 중의 하나입니다.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지만 기술은 무수히 많은 시간 동안 다듬을 때만 향상됩니다"
그런데 나는 그릿을 묻는 질문보다는 '당신의 최상의 목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생각이 더 많아졌다. 대부분 중간 수준의 목표만 여럿이고 이를 통합해줄 상위 수준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목표를 써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 수준의 목표만 쓴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중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아등바등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오로지 상위 목표에만 집중하는 행동은 대개 이타적이라기보다 이기적일 수 있다고 경계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목표에만 함몰되는 것보다는 행동을 하는게 더 중요하다.
책에는 그릿을 통해 성공한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들려주는 데 개인적으로는 뉴요커의 만화가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는 1974년부터 1977년까지 2,000 번 가량 뉴요커로부터 퇴짜를 맞은 끝에 계약직 만화가가 되었다. 그는 뉴욕 시립 도서관에 가서 1925년부터 뉴요커에 실린 모든 만화를 찾아서 공통점을 분석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적용해보고 싶은 부분이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DB 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나도 해외 이벤트 잡지사의 DB 를 분석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책을 좋아한다.
이 책에서 또 관심이 갔던 키워드는 '의식적인 연습' 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노력을 아무리 해도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저자는 "의식적인 노력" 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전문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오랫동안 혼자 의식적인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그들은 일과표대로 움직인다. 그들은 습관의 존재이다. 연재만화 ' 피너츠' 를 1만 8,000 편 가까이 그렸던 만화가 찰스 슐츠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샤워와 면도를 하고 자녀들과 아침식사를 했다. 그런 다음 학교에 데려다주고는 작업실로 가서 아이들이 하교할 때까지 햄 샌드위치와 우유로 점심을 때우며 일했다. 마야 안젤루 작가는 잠에서 깨면 남편과 커피를 마신 다음에 아침 7시까지는 반드시 '작고 초라한' 호텔 방으로 가서 오후 2시까지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 연습하다 보면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시작했던 일을 점차 자동으로 하게 된다.
천직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으로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천직은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완성품이 아닙니다. 훨씬 동적이죠. 관리인이든 최고경영자든 끊임없이 자신이 하는 일이 타인이나 전체 사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신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갈지를 좌우하는 요인이 그릿, 즉 장기적 목표를 향한 열정과 끈기이기 때문이다. 재능에 현혹되지 말아야겠다.
책을 읽으면 인생에서 조금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