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김영하 작가님의 북클럽에서 추천하는 책이라서 읽게 되었다. 철학 입문서로 좋은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정보와 지식을 원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이 책은 말한다. 우리는 지혜를 원한다. 지식은 뒤죽박죽 섞인 사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혜는 뒤얽힌 사실들을 풀어내어 이해하고, 결정적으로 그 사실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지식은 안다. 지혜는 이해한다. 지식은 소유하는 것이다. 지혜는 실천하는 것이다.
기술은 우리를 꾀어내어 철학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믿게 한다. 알고리즘이 있는데 왜 아리스토텔레스가 필요하겠는가? 디지털 기술은 삶의 작은 질문에 답하는 능력이 무척 탁월해서, 우리는 이 기술이 삶의 커다란 질문에도 쉽게 답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철학은 지식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사고방식,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무엇을' 이나 ' 왜' 가 아니라 '어떻게' 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14 명의 철학자를 신중하게 선택했다. 이 열네 명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혜롭다.
나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알고 싶다.
오늘은 14명의 철학자 중 네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크루스는 골치 아픈 사람에게서 영향력을 빼앗으라고 제안한다.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자격을 빼앗을 것. 다른 사람은 나를 해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나를 해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신경 쓰는 걸까? 생각은 당연히 내 머리가 아니라 그들의 머릿속에 일어나는 일인데.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나는 궁금하다. 짧은 두 마디 말이지만 그 안에 모든 철학의 씨앗이, 그 이상이 담겨 있다. 모든 위대한 발견과 돌파구는 이 두 마디 말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궁금하다."
"우리 문화는 일반적으로 질문을 경험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라는 질문에 관심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어떻게 하면 정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알 수 있지?
삶을 성찰하려면 거리를 둬야 한다. 자기 자신을 더 명확하게 들여다보려면 자신에게서 몇 발짝 물러나야 한다. 이렇게 거리를 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철학과 대화는 사실상 동의어였다.
소크라테스가 대화를 사랑하긴 했지만 그는 대화를 그저 자신이 가진 도구 중 하나로 본 것 같다. 이 모든 현명한 훈수질에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소크라테스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법을 배웠다.
좋은 철학은 느린 철학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일을 "느린 해결책' 이라고 칭했으며 모든 철학자는 서로 '느긋해지세요' 라는 말로 인사를 건네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게 철학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나 이와 비슷한 무의미한 표현 대신, 우리 서로에게 '느긋해지세요' 나 '천천히 하세요' 라는 말로 인사해보자. 이런 명력식의 표현을 자주 말하다 보면 정말로 속도를 줄이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 문화에는 궁극적인 질문이 질문으로 존중받는 공간이 없어요. 우리가 가진 모든 제도와 사회 양식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만 최선을 다합니다."
쇼펜하우어
다른 철학자들이 저 바깥세상을 설명하려 시도한 것과 달리 쇼펜하우어는 내면세계에 더 관심이 많았다.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이 세계도 알 수 없다. 이 사실은 내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명백하다. 왜 그토록 많은 철학자가, 다른 방면으로 똑똑한 작자들이 이 사실을 놓치는 걸까? 내 생각에 그 이유 중 하나는 외부를 살피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몽테뉴
죽음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가장 생각 없는 사람도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궁금해한다.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죽음은 두려워할 일인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드릴 수 있지? 죽음은 진정한 철학을 가리는 테스트다. 인생에서 가장 중대하고 겁나는 사건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지 못한다면 철학이 다 무슨 소용인가? 몽테뉴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 모든 지혜와 이론의 핵심은 결국 바로 이것이다. 우리에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
이 책은 "성공은 어떤 모습이야?" 라는 질문도 던진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개성화를 이뤄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삶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