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탁월한 사유의 시선" 의 저자 최진석 교수님이 올해 5월에 출간한책이다. 최인아 책방 인스타에서 소개가 되었고 북토크도 열었는데 이제야 읽어본다. 얼마 전에 교수님의 다른 북토를 듣고 교수님의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교수님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전술 국가에서 전략 국가로, 추격 국가에서 선도 국가로 건너가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 도약을 이끌 힘을 "탁월한 사유의 시선" 이라고 했던 것이다. 일등을 추구하던 습관을 일류를 추구하는 습관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자가 현실 정치를 담은 글을 써 비난하는 댓글도 올라왔다고 한다. 그런데 플라톤은 아예 "국가론" 을 써서 철인정치를 주장한다. 국가의 문제를 철학적인 높이에서 다룬다. 공자와 노자도 궁극적으로는 국가 통치를 둔 정치 철학자들이다. "순수이성비판" 을 쓴 칸트도 정치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민족을 어떻게 국가로 조직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나 국가의 틀을 어떻게 짜고 공화국의 기초를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를 깊게 탐구했다. 다산의 방대한 저서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된다. 바로 낡은 나라를 어떻게 새롭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지적으로 높은 차원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문제 해결을 논하면 철학이고, 구체적인 차원에서 구체적인 방식의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면 정치가 된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적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둘 다 똑같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정치는 사실 조심스러운 분야이기 때문에 책에서 다루는 조금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 나라의 문제는 무엇일까? 문제는 민주화를 이루고 나서 바로 다음의 시대 의식을 찾아야 했는데, 아직까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진국의 함정에 빠졌다고 하는 말들도 이런 문제와 연관된다. 지금 한국 사회의 모든 비효율성은 민주화 다음의 시대 의식을 찾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민주화 다음은 선진화라 할 수 있다. 선진화는 전술적 차원에서 전략적 차원으로, 따라 하기에서 선도력 추구로, 자리 경쟁에서 가치 경쟁으로, 사회과학적 시선에서 인문적 시선으로, 일반성에서 고유함으로, 명분과 이념에서 실리와 실용으로, 프로젝트 수행에서 어젠다 설정으로, 구체적 감각의 단계에서 추상적 사유의 단계로, 종속적 단계에서 능동적 단계로, 예능의 차원에서 예술의 차원으로, 선례 찾기에서 선례 만들기로, 안전 추구에서 과감한 모험으로, 대답하기에서 질문하기로, 정답 찾기에서 문제 찾기로, 지식 수입에서 지식 생산으로, 취업 기풍에서 창업 기풍으로 사회 전체를 혁신하는 일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단계로의 상승만이 남았고, 바로 이것이 현재를 사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시대 의식이다.
저자는 생각을 중요시한다. 이 책에서도 지적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
"지적 태도는 우선 감각과 본능을 극복하는 태도다. 감각과 본능을 극복한다는 말은 감각과 본능을 소멸시키거나 제거한다는 뜻이 아니라 곰곰이 생각하는 지적 능력으로 감각과 본능을 정련시킨다는 말이다. 지적이면 가만히 생각하고 곰곰이 따지면서 반응하기 때문에 덜 감성적이고, 지적이지 않으면 생각을 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정련되지 않은 감각이 그대로 튀어나오 훨씬 더 감각적이며 감성적이다. 지적이면 생각을 하고 , 지적이지 않으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학력이 아무리 높아도 지식의 양만 넘쳐나고 곰곰이 따지는 능력이 배양되어 있지 않다면, 지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 대신 학력이 낮거나 지식의 양이 적더라도 곰곰이 생각할 줄 알면 지적인 사람이다. 이것은 세계와 반응하는 기술이자 태도다. "
"목표에 집중하는 삶과 목적에 집중하는 삶 사이에도 큰 격차가 난다. 목표와 목적 사이에 있는 차이는 다름이 아니라 정신이 어느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느냐로 결정 난다. 학생도 꿈을 가진 상태에서 공부하는지 아니면 그냥 성적이나 대학 합격을 전부로 생각하는 상태에서 공부하는지가 인생 전체의 격차를 만들 수 있다. 알기 쉽지 않지만, 정신을 차리느냐 안 차리느냐가 모든 일이 질과 양을 결정한다. 오죽하면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겠는가? 정신은 꿈이기도 하고, 비전이기도 하고, 목적이기조 하고, 본질적인 가치이기도 하고, 사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본질보다 기능, 실제보다 도덕, 이익보다 명분, 질문보다 대답에 더 비중을 두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시선이 항상 미래보다는 과거를 향해 있다. 미래를 여는 도전보다는 먼저 과거를 한 점 오차 없이 헤집는 일을 해야 더 진실하게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도록 훈련되었다."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선진국이라 불러도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단계에 와 있고얼마전에 공식적으로 선진국이 되었지만, 아직은 중진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사회의 격렬한 논쟁들은 여전히 제도의 차원에 머물고 있다. 우리 사유의 높이는 제도까지는 도달했으나 문화나 철학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중진국 상위 단계까지는 왔으나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시도해야 할 새로운 도전은 매우 분명하다. 제도적인 차원이 아니라 문화적인 차원에서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는 일이다. 정치적이고 감성적인 독립이 아니라 삶의 독립, 생각의 독립,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높이의 독립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성장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기본'이다. 누구나 기본만 갖추고 있으면 세속적인 일에서나 영적인 일에서나 모든 일을 잘 이룰 수 있다. 기본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기본이 없이 하는 일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 기본 가운데 기본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바로 독립적 주체로 성장하려는 문을 연다는 뜻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하는 것이 바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이다. 이 근본 질문 옆에 조금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몇 개의 질문이 포진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인 이유는 무엇인가?' 번잡한 일들로 포위된 교육이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질문에 골똘히 빠질 수 있는 고독한 시간 자체를 차단하기 때문이다.나는 이제 확신한다. 고독한 상태에서 이런 질문을 제기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 자신의 존재적 목적을 찾기만 하면 나머지 모든 일이 가능해진다."
"인간의 독립성은 근본적으로 생각, 즉 사유의 독립으로 보장된다. 정치적 독립도 사상과 사유의 독립이 뿌리다."
"개혁을 하고 싶은가? 혁명을 이루고 싶은가?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가?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가? 창의적이고 싶은가?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가? 선도력을 갖고 싶은가? 훌륭한 운동 선수가 되고 싶은가?" 좋은 가수가 되고 싶은가? 종합적으로 말 해, 한 층 더 오르고 싶은가? 기능에 빠지지 말고 더 본질적인 것을 선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