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펭귄 클래식 읽기] 어린왕자

정여울 작가님의 동화 수업을 듣고 이 책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봤다. 작가님은 환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각박한 현실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이 꼬마는 우리 모두의 내면아이일 수도 있다. 생텍쥐페리의 또 다른 자아 또는 잃어버리는 자아일 수도 있다고 작가님은 이야기한다.

어린왕자는 소통의 이상향을 보여준다. 여우와 어린왕자처럼 오후 3 시가 되면 저절로 그가 기다려지는 사이는 정말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인 걸까? 단순한 소통을 넘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서로의 진심을 전광석처럼 이해하는 그런 소울메이트를 찾는 것은 어렵다.

이 이야기는 생텍쥐페리가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여 며칠 동안 물도 식량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재 생사를 오가는 고난을 겪고 난 뒤 잉태되었다.

눈에 보이는 이윤만을 추구하도록 몰아세우는 세상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조금씩 쌓아올리는 사람들의 느린 열정이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그 보이지 않는 노력을 이해하는 수많은 독자들의 따스한 공감도 가능해질 것이다.

어린 왕자는 말한다. “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 잘 가.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볼 수 있다는 것.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아. “ 여우가 말했다.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기억해 두려고 따라 했다.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네가 그녀에게 쏟은 시간이야.”

“내가 장미에게 쏟은 시간…” 어린 왕자가 기억해 두려고 되뇌었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너는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은 것에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해.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내 장미한테 책임이 있다… 어린 왕자는 잊지 않으려고 반복했다”

어린 왕자가 진정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꽃에 대한 그의 진심 때문이다.

인간은 왜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할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어린왕자는 장미를 떠나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장미를 너무나도 사랑했음을, 장미에게는 어린왕자가 꼭 필요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별을 바라보며 웃는 법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도 밤하늘에서 어린왕자의 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수업 시간에 작가님의 이 문장이 마음에 와 닿는다. 저 하늘의 수많은 별 중에서 오직 내 안의 어린 왕자,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지만 닿을 수 없는 어떤 존재를 찾아낼 수 있는 영혼의 망원경이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기를 꿈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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