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책은 언제나 반갑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의 저자가 신간을 출간했다. 이 책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신간도 바로 읽어봤다. 이 책은 70여 군데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모든 것이 변했고, 앞으로 얼마의 변화를 더 겪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제 오프라인 공간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
얼마 전에 팀에서 메타버스에서 갤럭시 유저들을 위한 콘서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 팀의 주요 업무는 여전히 오프라인 기반이라 오프라인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나의 속마음을 읽듯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장은 이 문장인 것 같다.
"비대면 서비스가 대세인 시대에서 대면 서비스의 역할에 대해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소장은 '보편적인 서비스는 비대면으로, 특화되고 비싼 서비스는 대면으로 진행될 것이다." 라고 예측합니다. 이를 위해 공간의 운영자는 스태프에게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하고, 정확한 운영 매뉴얼을 수립해야 합니다. 또한 스태프에게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하여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져야 하겠죠. 현장 스태프의 적절한 상황 판단력과 실행력이 뒷밤침되어야 소비자에게 온라인과 차별화되고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장형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은 '사람' 이 모이고 '사람' 들의 교류로 인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 이 가장 중요합니다. "
"오프라인에서 충족시킬 수 있는 감성의 영영과 온라인의 이성적 요소가 합쳐서 비로소 하나의 브랜드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공간들이 바뀌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은 기존 백화점의 공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의 백화점을 시도하여 오픈 직후부터 줄곧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축구장 13개를 합친 규모의 이 대형 백화점은 천장이 유리로 만들어져서 내부까지 햇빛이 들어옵니다. 거대한 정원 같은 '사운즈 포레스트' 와 인공 폭포가 있는 '워터플 가든' 등 자연의 요소를 전체 공간의 50% 가 넘게 배치하기도 했죠. 빽빽하게 매장으로 채워졌던 이전의 백화점을 경험해온 소비자들에게 쇼핑과 휴식의 공간을 함께 제공하는 '미래형 백화점' 을 제안하영, 오픈과 동시에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자연 친화적인 백화점, 쇼핑몰 등은 유통업계의 변화된 트렌드입니다."
"일본의 가장 유명한 문화공간 '츠타야' 를 만든 CCC 그룹의 마스다 무네아키는 오프라인 공간의 차별화 요소는 온라인에는 존재하지 않는 '편안함' 이라고 말합니다. 자연광, 식물, 돌, 모래 등 우리가 자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런 요소들이 오프라인 공간 안에서 구현된다면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고 싶은 편안함을 주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프라인 공간이 여러 가지 이유로 변화하고 있습니다.사람들의 취향이 바뀌고, 공간의 역할이 바뀌고, 온라인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죠. 이전에 없던 기술이나 발전된 IT 기술이 오프라인에서 적용되기도 합니다. "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와 공간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확실한 타깃을 정하고 좁고 깊은 그들의 취향에 맞춘 브랜드가 되는 것이 공간을 오래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브랜드의 타깃과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다면 그저 온갖 제품을 늘어놓은 만물상이 되어버리기 쉬우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지 않는다." 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마치 시대에 역행하듯 오프라인 공간에 공을 들이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계속해서 오프라인 공간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당장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출을 기대할 수 없더라도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색다른 체험과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한 선행 작업일 것입니다.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한 요소로 활용할 수도 있죠. "
책에서 여러 가지 공간들을 소개하는 데 도쿄 간지에 매주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하나의 책, 하나의 공간' 이라는 테마의 서점이 인상적이었다. 모리오카 서점은 2015년 문을 연 이후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점에서는 큐레이팅한 책 한 권에 담긴 스토리나 연관된 전시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때론 작가가 직접 상주하여 독자와 교감하는 등 작가가 책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충실히 전달하는 '공간의 역할' 을 하고 있다. 대형 서점처럼 많은 종류의 책을 팔기보다 책 한 권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음악, 사진, 저자와의 북 토크 등을 통해 전하고 있는 이곳을 누군가는 '가장 큰 한 권의 책'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최근, 구경은 오프라인에서 하고 구매는 최저가 온라인 사이트에서 하는 쇼루밍 showrooming 현상으로 인해 오프라인의 역할이 축소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별도로 생각한다면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전체로 바라봤을 때,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사용해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교환이나 반품이 줄어들 것이고 체혐형 공간에서 테스트한 제품을 다른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라도 구매로 연결된다면 오프라인 공간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이죠."
"온라인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하는 것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대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과 니즈를 더 디테일하게 파악하여 온라인 서비스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죠.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어 점점 더 일상화되고는 있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쇼룸 역할에 충실한 체험형 매장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해서 생겨날 것입니다. "
"공간 마케팅은 세분화된 니즈를 가진 요즘 소비자에게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목소로리로 소통하는 브랜드의 깊이를 더하는 전략입니다.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마케팅은 브랜드가 가진 성향과 콘셉트를 더욱 견고히 하는 역할을 하면서 한 번의 이슈 몰이가 아닌 지속성을 가져야 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오프라인에 온라인 기능을 더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을 접목하는 것에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살고 있는 쇼루밍과 역쇼루밍 현상을 이용하여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하면 온라인에 익숙한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고,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오프라인을 통해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소비자 입장에 가깝게 다가가 '더 머물고 싶은' '또 가보고 싶은' 공간에 대해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메타버스가 화두인 요즘이지만 어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버는 돈을 결국엔 오프라인에서 쓰게 될거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오프라인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에 대한 북토크가 최인아 책방 GFC 점에서 11/16일 화요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