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최인아 대표님 추천] 이토록 찬란한 어둠


새해에도 꾸준히 책을 읽고 싶어서 2022년 새해 첫 날도 여느 주말과 같게 책을 읽으면서 보냈다. 이 책은 최인아 대표님의 SNS에서 발견하고 찾아서 읽게 되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여성 롤 모델을 많이 만들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여성 프로들이 쓴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레미제라블> , <도리안 그레이>, <명성황후>,<맨 오브 라 만차> 등 20년 동안 50여 편의 뮤지컬의 음악 감독을 맡은 저자가 쓴 일에 대한 철학과 경험담이다. 프로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이 되서 진정한 프로란 어떤 사람인가 고심하면서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이 문장이 좋았다.


"음악 감독이 되기 위해 기약 없는 준비를 했다. 저녁이면 국내에 오픈한 뮤지컬 공연들을 찾아 관람했고, 낮에는 음악감독이 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지휘를 하기 위해 클래식 지휘를 배웠고 배우들에게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그 또한 알아야 하니 실용음악 학원을 다니며 노래를 배웠다. 사물놀이와 장구도 배웠다."


그리고 이 책에는 업계에서 50년 가까이 특수효과 일을 해오신 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진정한 프로란 일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를 하는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도 내 일을 50년 동안 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다. 저자는 해외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어떻게 보면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 않는 무대 뒤편에서 일하는 스태프지만 일을 정말로 사랑한다.


"오래도록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서 자리를 지켰던 건 이 일이 늘 새롭고 좋기 때문이었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이고 나니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었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 시공간을 아우르고, 천 년 전의 이야기도 어제의 이야기도 전부 용해에 재탄생시키는 전무한 종합 예술이 뮤지컬이다."


나는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뮤지컬 음악 감독은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둘리 뮤지컬 리허설날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차분하게 대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때 공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변수를 다 경험하고 나니 그 이후로는 웬만한 일에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고 하는 대목에서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육아와 일을 같이 하면서 잠을 줄였고, 이동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작품에 대해서 곡에 대해서 생각했다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THE PIT 를 만들고 내 이름을 내건 단독 콘서트를 연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언제나 무대 밑, 어둡고 좁은 자리에 있지만 이처럼 빛나는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고 찬란한 뮤지컬 공연의 한 부분을 우리가 맡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연주자들을 무대 아래가 아닌 무대 위에 올렸다"

우리가 여기 있다고 말하는 당당함이 좋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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