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최인아 책방의 3월 북토크 책이라 찾아 읽게 되었다. 세상을 읽는 언어, 수학의 아름다움을 대중에게 전하는 세계적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김민형 교수와 아들이 나눈 아름다운 대화의 기록이자 그의 깊고 넓은 사유를 엿볼 수 잇는 한 편의 에세이다. 저자가 2005년 5월 15 일부터 2개월 걸쳐 가족을 떠나 혼자 유럽의 도시로 연구 여행을 떠났을 때 어린 아들 오신에게 보낸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2014 년 펴낸 "아빠의 수학여행" 이라는 책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에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이외에 추신으로 현재의 생각들을 적어내려갔다.
"핵심이란 바로 이런 거지. 인류 역사에서는 한국 역사도 있고 미국 역사도 있고 일본, 그리스, 인도 등 많은 역사가 있지만, 제각각 다양하게 갈라진 역사를 한데 모아서 모두의 역사를 하나의 긴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 말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움을 강조하는 것은 세상에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의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과학 기술의 구체적인 결과물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고 질병 관리도 가능하게 해서 많은 사람의 두려움을 실질적으로 없애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대부분 사람은 남을 돕기 위해서 세상을 알고 스스로 마음의 평온을 찾는 것 같다. 여기서 수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논리적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배움이 영적인 성장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닐지언정 보통 필요조건이긴 하다는 이야기다. "
" 훌륭한 시란 세상의 존재에 대한 시인의 반응을 독창적인 묘사와 깊은 통찰, 그리고 감정적인 이해, 지적인 이해를 모두 혼합하여 함축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집중하지 않으면 피상적인 이해 수준을 넘어가기 상당히 어렵다. 그런데 시에 나타나는 언어의 밀도는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아도 마음에 담아두기에 큰 무리가 없도록 해준다. 바로 이 '마음에 담아둔다' 는 개념이 힌두교 경전 교육이 말하듯이 시를 알게 되고 그를 통해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방법론이 핵심이 아닐까. 일단 담아주고나면 언제든지 곱씹어 생각해보고 점점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아빠는 배움의 중요성을 강하게 믿어. 그러나 우리가 더 많이 배울수록, 진정한 이해는 물질세계에 대한 지식 너머에 놓여 있다는 게 분명해지는구나. 여행 혹은 책을 통해 세계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진실의 문으로 곧장 걸어가도록 도와줄 수 있지만, 마지막 발걸음을 떼려면 결국은 자기 가슴과 영혼을 드려다보아야만 해."
김민형 교수의 자녀들은 훌륭하게 자랐다. 자녀들과 아름다운 대화를 하고자 노력한 아빠였으니 그 결과는 당연한 것 같다.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할 것 같다.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초등학교 4 학년인 스페인에 사는 조카도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요즘 고민이 됐다. 그래서 이 책을 동생에게 추천해줬다. 아빠가 들려주는 문학, 예술, 철학, 역사, 음악 이야기라면 관심을 갖고 관련 책도 찾아보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동생이 아이들에게 시 읽는 기쁨을 알려주고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자녀나 조카가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