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동화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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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겨례 필사 특강 교육 과정에서 읽고 토론을 한 동화책이다. 독일 최고 어린이 문학상, 퀸즐랜드 최우수 어린이책 문학상, IBBY 국제 아동 도서협회의 최우수상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책이다. 저자 마거릿 와일드는 70 여권의 어린이 책을 썼고 전 세계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다.


큰 불로 새까맣게 타 버린 숲에서 개 한 마리가 동굴에서 날개를 다친 까치를 발견했다. 개는 까치를 간호해주려고 하는데 까치는 다시는 날지 못 할 거라며 상실감에 빠져 도움을 거부했다. 개는 자신도 한쪽 눈을 잃었는데 사는데 지장은 없다며 까치를 위로했다. 며칠이 지나 까치는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동굴에서 나와 개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개는 까치보고 등에 올라타라고 했다. 까치는 개에게 눈이 되어 주고 개는 까치의 날개가 되어 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개는 까치를 등에 태우고 매일 이곳저곳을 달리며 둘의 우정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여우 한 마리가 나타나 까치에게 속삭였다. "나는 개보다 빨리 달릴 수 있어. 바람보다 더 빨라. 나랑 함께 가자." 까치는 개를 떠날 수 없다며 처음에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러다 개의 등에서 달리는 게 진짜 하늘을 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여우가 다시 속삭이자 이번엔 까치는 여우를 따라 나섰다. 까치는 여우의 등에 올라타 진짜 날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여우는 한참을 질주하다가 붉은 사막까지 달렸다. 그리고 멈춰서서 까치를 등에서 떨어뜨렸다. 여우는 까치에게 이렇게 말했다. " 이제 너와 개는 외로움이 뭔지 알게 될 거야." 까치와 개의 사이를 질투한 여우가 계획한 것이었다. 까치는 그 순간 홀로 남겨져 있는 개를 생각했다. 그리고 조심조심 까치는 친구가 있는 곳을 향해 멀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


3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전개가 빠른 동화책이다. 이 책은 많은 질문을 던진다. 까치는 어리석었을까? 개는 정말 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여우에게 같이 잘 지내자고 말은 했지만 정작 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욕망을 누르고 까치는 개의 곁을 떠나지 않았어야 했을까? 여우는 정말 악당이었을까? 여우가 까치를 사막에 떨어뜨리고 멀리서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승리의 소리인지 절망의 소리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3 명의 주인공 중에서 누구에게 가장 공감이 가는가?


사실 나는 그 어떤 주인공에게도 공감하기 힘들었다. 날개를 잃은 까치의 상실감은 이해하지만 여우의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가는 모습이 나약하게 보였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개의 등에서 달리는 것이나 여우의 등에서 달리는 것이나 직접 날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일텐데 너무 쉽게 개의 우정을 저버린다. 개는 사실 셋 중에서 가장 선한 캐릭터이지만 여우가 까치와 개와 어울리도록 특별한 행동을 하진 않아 여우의 외로움이 더욱 더 커지게 된 건 아닌가 생각한다. 또, 여우의 외로움은 이해가 가지만 다친 까치를 사막에 떨어뜨리는 행동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렇게 행동을 하고 후회를 한 듯한데 후회 할 행동을 왜 하는지. 그래도 셋 중에서 행동을 하고 늘 후회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여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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