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최인아 북클럽 책]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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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의 저자는 한국에서 20년 동안 거주중인 독일인이다. 독일 공영방송 ARP 프로듀서, 비즈니스 컨설턴트, 교수, 다큐멘터리 제작자 등 다양한 직업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경험했다. 열여섯 살 때, 함부르크 시내의 지하철역에서 우연찮게 본 태권도장 광고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몇 년 뒤에는 불교로 관심의 영역을 넓혔다.때마침 한국에서 독일을 방문한 한 스님의 강연을 듣고 그 스님의 조언에 따라 한국에 들어와 수행을 시작했다. 1994 년 처음 한국을 방문할 때만 해도 1년 정도만 머물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과 한국 문화에 매료되어 20년 넘게 살고 있다.


한국에서 20년 넘 이상 살면서 나름 행복한 삶을 발견한 저자는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 나라에 왜 이리도 많은지 궁금했다. 한국은 OECD 국가들의 연간 행복지수 순위에서 거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자살률은 늘 상위를 차지한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은 한 세대만의 순전한 의지와 고된 노동으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엄청난 성공 신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공 신화는 많은 개발 도상국들이 꿈꾸는 롤 모델이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왜 유달리 불만족스럽고 희망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가? 왜 세계에서 가장 출생률이 저조한 나라가 되었을까?
완벽해 보이는 한국이란 나라의 겉모습에 뭔가 잘못된 것이 숨어 있을까? 저자는 반생을 한국에서 살면서 199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사화 변화를 관찰하고 경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행복을 찾기 위해서 한국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많은 한국 사람을 불행해 보이도록 만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중에서 '성공을 강요당하는 아이들' 이라는 챕터가 내 마음을 가장 씁쓸하게 했다.


"아빠, 요즘 친구들 중에 1학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애들이 많아."
"왜? 그때가 행복했대?"
"아니, 그게 아니라 그때로 돌아가면 비트코인을 엄청 살 수 있으니까. 1학년 땐 비트코인이 백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4천만원까지 올랐다고, 돈을 40배나 많이 벌 수 있잖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저자의 아들이 저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아이들까지 돈의 힘에 눌려버린 한국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성공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에 사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조카는 학교에 가는 일이 즐겁다고 한다. 아이들은 놀고 싶어 한다. 아이는 신나게 놀아야 할 의무가 있다. 배우고 익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러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는 성공에 대한 정의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돈의 심리학' 이란 책에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돈이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진정한 성공은'나를 사랑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반 일리치의 죽음' 에서처럼 자신의 죽음을 슬퍼해줄 사람 한 명 없는 인생을 산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 주변에 직장 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존경을 받는 분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성공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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