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집을 고르는 팁을 배웠다. 시집의 제목과 똑같은 시와, 첫번째 시와, 마지막 시가 마음에 들면 그 시집은 자신과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실제로 이 시집은 그렇게 골랐다. 얼마전부터 수강하기 시작한 한국어 교정, 교열 선생님께서 말씀주신 팁이다. 경향 신문 편집국장님이신 선생님은 교정 교열을 30년 년째 하고 계신데 매일 시집을 읽으신다고 한다. 글쓰기를 잘 하고 싶으면 매일 시집 읽기를 추천해주셔서 나도 요즘 매일 시집을 읽는다. 아침에 시집을 읽으면 일단 하루의 시작이 기분이 좋다.
류시화 시인은 오래전부터 좋아했다. 한 시집에서 좋아하는 시는 보통 손에 꼽히는데 이 시집은 거의 모든 시가 마음에 들었다. 그 중에서 제목과 똑같은 시를 공유하고 싶다.
"꽃샘바람에 흔들리다면 너는 꽃"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그 다음 시는 '야생화' 라는 제목의 시다.
만약 원한다면
야생화처럼 살라
단, 꽃을 피우라
꼭
다음 봄까지
살아남으리라.
이 시를 읽으면 꽃은 연약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오히려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야생화 같은 사람은 아름답지만 강한 사람일 것이다.